
자동차가 쉴 새 없이 달리는 지금의 땅은 현대인에게 있어 치열한 삶을 전개하기 위한 투쟁의 공간일 뿐이지만, 멋과 풍류를 즐겼던 선인들에게는 인생의 ‘쉼표’를 가능케 했던 특별한 곳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공간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요하다.
한국의 문화가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선조들이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귀향길에 올라 유배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등 치열한 삶과의 전쟁을 벌이면서도 멋과 풍류를 소중히 했고 대부분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제 우리가 사는 곳의 의미와 멋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의 ‘관광 가이드’ 책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책 ‘조선의 문화공간(전4권)’이다.
저자 이종묵(44·서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은 조선시대 선인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고서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장서각과 규장각이 있는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조선시대 사람들이 산수간에 집을 짓고 사는 멋을 적은 글들을 많이 읽은 것.
10년 남짓 옛사람들이 살던 땅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쓰다보니 두께도 무게도 묵직한 일명 ‘조선시대 문화사’를 저술할 수 있었다.그는 지금은 흔적조차 없는 땅과 과거 그 공간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던 조선인들을 고서를 통해 마주하며 문화 강국 조선의 대서사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해 머리말에서 ‘이 책은 관광을 위한 것이다. 관광은 빛을 본다는 뜻이다. 빛은 문명이다. 문명을 보기 위해서 눈과 다리만 가서는 되지 않는다. 마음이 따라가야 한다. 옛 사람이 사랑한 땅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마음으로 그 빛을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인들이 남긴 글을 통해 마주한 한반도에서 과거 기록속의 그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름다운 악기라는 의미를 가진 용인의 비파담처럼, 지금은 그 흔적을 찾기 힘든 인왕산 옥류동처럼 문화와 사상, 예술, 풍류를 아우른 조선의 사람과 땅을 그 모습 그대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글을 통해 마음을 열고 공간을 대할 때에 조선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모습과 그 마음,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시대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눠 4권의 책으로 담았다.
첫 번째 ‘조선초기-태평성세와 그 균열’은 조선 개국 후 태평을 구가하던 시절에서부터 사화로 인해 사림이 유배를 떠나는 시기까지를 다룬다. 도성에 끌어들인 산수와 한강변, 유배지에 이어 강학의 공간 독서당 등을 살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권에서는 조선 중기의 귀거래와 안분, 나아감과 물러남을 부주제로 문화사에서 중요한 인물과 관련한 공간과 17세기 사상계와 문화계를 호령한 명인들의 삶터를 펼쳐 보인다.
마지막으로 ‘조선후기-내가 좋아 사는 삶’에서는 18, 19세기 궁벽한 땅에서 문학과 학문, 예술을 빛낸 문인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