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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복합도시,블랙홀 도시 안된다!

임형백 설결대 지역사회개발학부 교수

정부는 지난달 26일 행정도시건설기본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그동안 참여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제 아래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초기에 충분한 검토도 없이 수도이전을 시도해 국론분열관 혼란을 초래했고 논란은 아직도 남아있다.
그동안 이 사업의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도 연구자에 따라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로 상반되게 나뉘었고, 그 결과도 천차만별이었다. 특히 압축성장을 추구하는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 총량적 성장과 지역균형발전이 가능하다는 논리와 사례는 증명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어쨌든 이제는 신행정수도의 아류성 혹은 완화된 형태인 행정복합도시의 건설이 기정사실화됐다.
사실 국가균형발전은 모든 국가가 추구하는 이상이며, 국가불균형발전은 모든 국가가 원하지 않는 현상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국가불균형발전은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지극히 부정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서울을 예로 살펴보자. 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우수한 인력이 서울로 집중되고, 자연히 자본(capital)도 서울에 집중된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와 집적의 경제(agglomerative economies)에 의하여 서울에서 다른 지역보다 많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혁신이 일어나며 보다 많은 경제적 부가 창출된다. 반면 낙후지역에서는 이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지역불균형발전은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일종의 시장실패(market failure)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역불균형발전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정부가 개입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러한 정부개입을 통하여 시장합리성(market rationality)에 의하여 일어나는 집중을 정책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시장합리성에 의하여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부정적 결과의 인위적 완화를 추구하는 것이므로 시장질서를 크게 왜곡해서는 안된다. 또 이러한 시장실패에 정부가 개입한다고 반드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 큰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 동안 많은 국가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추구하여왔지만, 지역불균형발전이 사라진 국가는 없고, 단지 일부 지역에서 격차를 완화시켰을 뿐이다.¶
특히 행정복합도시건설에 대하여 우려되는 시각 중의 하나가 연담도시화(conurbanization)이다. 즉 행정복합도시가 서울의 분산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교통의 편리로 인하여 서울과 연결된 거대도시가 되어 블랙홀처럼 그 이외의 지역의 인구와 자본을 흡수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전되는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만 이주하고 그들의 가족은 서울에 거주하는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이들에게는 많은 불편과 희생이 따르게 되며, 생산성도 낮아지게 될 것이며, 이전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행정복합도시가 정말 살기 좋고 쾌적한 도시로 건설되어야 한다.
또 한국에서 모든 사회문제는 교육과 부동산이라는 말도 있듯이, 물리적 기반 이외에 교육과 기타 사회적 기반면에서 부족함이 없도록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서울보다 인구밀도가 낮은 반면 보다 쾌적한 도시가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행정복합도시에 인구와 자본이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고, 이전한 공공기관 근무자들도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하여 행정복합도시가 서울과 수도권의 인구를 분산시키고, 서울은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공간적 여력을 활용하여 보다 나은 수도로 탈바꿈하는 윈-윈 전략이 되기를 바란다. 또 이러한 효과가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다른 모든 지역에서도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한 국책사업이므로 반드시 충분한 효과를 가져와야만 할 것이다. 이전의 많은 대규모 국책사업처럼 초창기에 큰 목소리로 주장하다가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타나면 모두 수면아래로 숨어버리고 오히려 자신은 반대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현상이 재발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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