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데 이 더위에 갑옷을 갖춰 입고 달리고 넘어지고 활을 쏘고 창을 휘드르는 이들이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오전 11시 이곳에서 한국의 전통무예인 무예24기를 공연하고 있는 (사)무예24기보존회다.
이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단원이 있으니 바로 유일한 여성 무예인으로 힘든 일정을 멋지게 소화해내고 있는 황민희(27)씨다.
사실 여자 단원이라고 소개하기 전에는 갑옷을 입고 있는 그의 성별을 파악하기 어렵다. 짧은 그의 머리카락과 같은 외양때문이 아니라 남자들과 다름없이 무거운 창을 들고 자유자재로 무예를 선보이는 몸짓 때문이다.
수원 출신으로 중학교 2학년때부터 합기도를 익혔던 그는 우연히 (사)무예24기보존회가 운영한 ‘무예교실’을 다니면서 전통무예와 인연을 맺었다.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 없었던, 그래서 특별히 운동할 것이 없으면 약수터를 오르내렸던 그에게 매일 수련하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는 무예24기 단원으로서의 삶은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체력적인 부분은 제껴두고서라도 ‘나홀로’ 여자인 것이 힘이 들만도 한데 다른 단원들이 항상 먼저 배려해주고 신경을 써주는 바람에 오히려 미안할 정도라고 너스레를 떤다.
하지만 13명 남자 단원들과 뒤섞여 체력적으로 힘든 훈련을 해야만 하는 이 직업이 부모님의 눈에 곱게 보였을리 만무하다.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예를 익히고 드디어 첫 공연날. 그 때의 떨림과 공연을 보고 뿌듯해 하는 부모님의 기쁨은 이제 무예24기에 ‘뼈를 묻겠다’는 다짐을 가능케 했다고.
문화를 비롯한 사회 각 부문에 남녀 성역이 무너지고 있다. 예쁜 남자가 주목받고 강한 여성이 경쟁사회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이같은 문화흐름을 보여주는 강한 여성을 찾던 도중 만난 그녀.
하지만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는 그에게선 강한 여성의 매력보다 몸과 머리가 꽉 채워진 무예인의 향기가 더 짙게 풍겼다./류설아기자 r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