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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는 그냥 그대로가 나의 인생”

30여년 ‘한국의 자연’ 화폭에 옮겨 온 양동언 화가

 

“붓을 부러뜨려도 수십 번은 부러뜨려야 묵향 속에 마음을 담을 수 있당게~!”
수원미술전시관 구석의 다섯 평 남짓한 작은 공간. 잔잔한 묵향을 가르고 동양화가 양동언(52) 선생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그가 맡은 동양화반 제자들 사이에는 양 선생보다 흰 머리가 많은 이들도 드문드문 눈에 띈다. 그래도 눈동자만큼은 서당에 모인 아이들 못지않게 잔뜩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산과 꽃, 그 수천 년 자연의 흐름과 리듬을 화폭에 담으려면 내 자신은 한없이 차분해지고 겸손해 져야하는 법이여. 요즘 사람들 뭐든 금시(금방) 그려내려고 하는 거 그건 아니랑게.”
묵을 갈고 산과 꽃의 빛깔을 읽어내려고 하다보면 자연히 마음이 차분해진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초보가 배우는 데는 그 ‘마음을 잡는 시간’이 다소 걸리기 마련이다.양 선생이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은 바로 마음의 호흡을 잡아내는 것. 그렇게 잔잔한 물 같아진 마음을 화폭에 담아내는 법이다.
30여 년 세월 한국 산자락과 물줄기, 꽃들을 화폭에 옮겨내 온 양 선생. 매년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정적으로 이어오며 91년부터 96년까지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각종 주요 대회를 빠짐없이 휩쓸었다.
그의 작품들은 자연의 모습을 ‘실경’보다 더 실경처럼 세밀히 표현하면서도 분명 그만의 마음을 담아낸 ‘진경’화다. “분초마다 달라지는 산의 빛깔보다도, 내 마음 따라 달라지는 산의 모습이 진짜 내 작품”이라고 양 선생은 설명했다.
그는 “이젠 작가로서 이름을 내기보다는 시간 낚는 법을 요즘 바쁜 젊은이들이 좀 배워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각종 단체나 문화학교, 적은 수의 학생이 모이더라도 개의치 않고 달려가는 이유다.
설악산, 월출산 바위 하나하나의 생생한 표정, 떠가는 구름의 덧없음이 이루는 한 편의 장관을 화폭에 옮겼다. 부채 폭에 들어간 작은 꽃들도 저마다 생명력을 보여준다. “그저 시간과 세월, 그 속의 자연을 내가 본대로 옮겼다”고 양 선생은 말한다.
차분차분 마음과 시간을 낚아 낸 작품들. 그에게 있어 ‘동양화’는 그냥 그대로가 인생이다. “백발이 성성 할 때까지 붓 잡는 게 내 꿈이여.” 양 선생의 고집이 사뭇 ‘산’같다.

/유양희기자 y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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