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란’ 송해성 감독의 또 하나의 감성 영화… ‘꽃미남’ 이동원 ‘상큼녀’ 이나영 완벽한 내면연기 눈길
삶과 죽음, 그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성과 비슷하다. 오늘 하루를 산다는 것은 죽음에 꼭 그만큼 다가섰다는 것이니 말이다. 결국 살아가 든 죽음에 다가서 든 인간과 영원히 분리될 수 없는 주제이자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지루하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낼 때, 사람들은 스스로 충동적으로 죽음을 원하거나 느끼지 않기 위해 비상구를 찾는다. 이 때 가장 아름답고 효과적인 탈출방법으로 치명적인 망각 상태를 가능케 하는 사랑을 꼽는다.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 이 세가지는 이렇게 서로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로 얽혀 있다.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 연극 등 또 하나의 세상과 이야기를 창조할 때 이 세가지는 앞뒤가 다른 동전처럼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소재로 활용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지금의 시간을 죽여가는 사람들의 공통분모라는 것 또한 ‘단골’ 소재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공지영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이 세 가지 요소를 이야기하는 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너무 충실하고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세 사람을 죽인 사형수와 세 번 자살을 시도한 여자, 두 사람 모두 죽음을 원하고 기다리는 이들이다. 같은 것을 원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이들은 너무나 닮아있다. 그래서 처음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화를 내고 신경질을 부린다. 마치 거울
을 보며 자신에게 소리치는 것처럼 말이다.
미대 교수 유정(이나영)은 세 번째 자살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고모 모니카 수녀(윤여정)를 따라 서울구치소로 향한다. 사형수를 교화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고모는 그녀에게 사형수 윤수(강동원)를 소개한다. 서로 닮아 있는 이들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첫 만남을 시작하고, 일주일에 한 번 단 몇 시간을 만나며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해를 바탕으로 사랑을 하게되고, 결국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원한다.
이들이 삶을 원한다는 것은 서로를 사랑하면서 상대방과 비슷한 자신을 비로소 용서하게 된 것과 마찬가지다. 자기 안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신파적이지 않게, (사랑하는 두 남녀가 죽음때문에 헤어지는 것은 대중에게 익숙한 신파가 아닌가) 너무나 담담하게 그래서 더욱 슬프게 표현한 것은 분명 송해성 감독이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파이란’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화려한 기교보다 인간 관계의 진정성에 매달리는 송 감독의 진지한 태도가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꽃미남’에서 상처를 간직한 사형수로 내면연기를 펼친 강동원과 순수발랄 이미지의 이나영이 성숙하면서도 차가운 유정역을 멋지게 소화한 것 또한 이 영화가 지루한 신파극으로 끝나지 않도록 한 몫 한다. 영화는 14일 개봉.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