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중학교 설립은 또 하나의 새로운 학교형태로 볼 수 없다.
평준화정책에 대한 딴지걸기는 학교선택권 보장으로 시작되었고, 이에 대한 보완책 운운하며 그동안 설립된 학교유형으로는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있다. 그러나 특수목적 고등학교중에서 설립목적에 부합하게 운영되는 예술계 특목고와 체육계 특목고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시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국어 고등학교나 과학고에 대해서는 정책을 입안하여 15년간 시행해온 교육부가 바로잡겠다고 나서고 있는 판국이다. 결국 평준화 정책에 대한 보완책으로 논의된 새로운 학교유형들은 대부분 대학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이러한 유형의 학교에 진입하기 위한 사교육의 강화를 불러왔다. 게다가 외국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국제반이 운영되더니 이제는 외국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 중학교와 국제 고등학교 설립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학교유형을 다양하게 해야한다는 논리는 영국과 미국의 경우에서 보더라도 학생 선발에 차등을 두는데 이용되고 있음이 밝혀졌고 학교선택권은 계층간의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학교의 다양성 보다는 획일화되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국제중학교 설립은 상당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국제중학교의 설립이 초중등교육에 미칠 영향이 불 보듯 뻔하다.
첫째, 국제중학교 설립은 결국 고등학교 평준화는 물론 중학교의 평준화를 사실상 해체하여 초등학생으로부터 고등학생까지 입시의 노예로 만들 것이다. 우리나라가 처한 사회경제적인 상황에서 다양성의 추구는 다양성의 본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중학교의 설립은 초중학교의 교육현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둘째, 국제중학교 설립은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 분명하다. 현재 학원가에서는 국제중학교 입시를 염두에 두고 활발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학부모들 또한 학원가로 몰려들고 있다. 이는 국제중학교가 사교육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예측이 허황된 말이 아님을 증명한다. 일부에서 국제중학교 설립이 조기유학의 수요를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국제중학교 입학을 위해 해외 유학을 떠나는 실정이어서 오히려 국제중학교가 조기 유학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설득력이 없다.
셋째, 국제중학교 설립은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다. 국제중학교 확대가 평준화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들어 교육부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교육청이 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 국제중 설립을 강행하려는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과 불만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
넷째, 서울시 교육청이 국제중학교를 설립한다면 전국적으로 국제중학교 설립 붐을 일으켜 초중등교육의 근간을 흔들 것이다. 지난 해 서울시 교육청이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발표한 후 이것이 전국적으로 확대됐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서울시 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설립이 현실화 될 경우 이 역시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결국 중학교의 평준화 해체는 서울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 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를 낳을 것임이 분명하다.
한 나라의 교육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외국어 고등학교나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교육부의 평가에서 “공익을 실현해야할 정부가 학교유형의 다양화라는 명분아래 도입한 학교들이 대학입시와 관련하여 공정한 게임의 조건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정책은 국민들이 공정하게 느끼도록 여러차례의 심사숙고를 거쳐야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제중학교는 재고되어야하는 학교유형이다. 현재와 같이 학교유형문제가 사회경제적인 계층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되어버린 수준에서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정책이 무엇을 지향해야할 것인가하는 성찰이 매우 필요한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