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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빠진 평택 철거 기사

허 윤 범 경기복지시민연대 사무국장

평택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강제철거에 대해서 별다른 저항 없는 강제철거가 무척이나 다행스럽다는 기조의 기사들이 대부분의 언론에서 비슷하게 보도되었다. 모든 언론들의 초점은 오로지 폭력사태 없는 강제철거에 맞춰진 느낌이다.
기사 어디에도 미군의 전략적유연성 및 미군기지 규모 축소론, 평택주민들의 분노와 삶, 그 땅을 지키겠노라고 모든 것 짚어치우고 평택을 지키기 위한 그리고 나아가 이 땅의 평화를 지키려는 평택지킴이들의 주장과 노력은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
항상 이런 식이다. 무력충돌, 폭력사태, 큰 충돌 없어, 불상사는 없어 등등...
사건의 본질은 왜면한 채, 드러난 일부 현상 및 그것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무리들의 주장만이 이 시대 언론의 모습이라면 가혹한 평일까?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기성언론에 저항하고자 한다. 기자도 아닌 것이, 나름대로 기자 흉내를 내면서 이번 평택미군기지 이전 관련 강제철거 기사를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기자라면? 괜히 어설프게 써놓고는 오히려 평택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아닌가?
가슴을 두근두근대며 새내기 기자의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평택 강제철거 기사를 써본다.
우선 제목은? “평화와 희망을 외치는 평택주민과 지킴이들” 이 정도면 신문기사 제목으로 적당할까? 아무래도 자신은 없지만, 말하고자 하는 주장의 내용은 들어간 듯 싶다. 다음 부제목으로는? “끝내 지킨 평택, 저항은 계속된다!”
이제 본격적인 본문에 들어가 보자.
소박한 생존권과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평택주민과 평택지킴이들의 목소리와 저항의 행동이 마침내 건설중장비를 앞세운 2만 여 명의 경찰과 철거용역 직원들에 의해 일시 무너져 내렸다.
새벽 ‘작전’을 감행한 국방부의 기습 철거와 외부와의 철저한 단절로 인해 수십여 명에 불과한 주민들과 평택지킴이의 저항은 별다르게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끝까지 가옥 옥상에서 평화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마저 무너지지는 않았다. 철거 시작 불과 몇 시간 안에 수십 채의 가옥이 무너져 내렸지만, 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의 의지와 평화에 대한 염원마저 꺽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의지는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 행동에 앞장서고 있는 문정현 신부의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감옥의 행렬이 이어져도 평택투쟁에 쉼표는 없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올해도 농사짓자’라는 구호도 마찬가지이다. 문정현 신부와 주민들의 표현은 비단 이들 뿐만 아니라 수십 명의 평택지킴이들,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굳센 의지와 염원을 담아낸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의지와 행동이 정부의 강제철거 방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추리를 지켜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강제철거가 종료된 직후, 오히려,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해진다.
이 날 오후 마을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은 비록 수십 채의 가옥이 철거당했다고는 하지만, 지키고 있던 나머지 가옥이 철거되지 않은 것은 바로, 평화에 대한 염원의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강제철거 이후, 삼삼오오 동네 매점 앞에 모여 김치와 막걸리를 마시며 오전에 있었던 강제철거 및 활약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풍물놀이는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들은 앞으로 정부와 국방부가 어떠한 식으로 추가 철거를 하든지에 상관 없이 몸으로 또는 마음으로 마을을 지키면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별다른 걱정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 썼다. 그러나, 기사치고는 왠지 어색함에 당황스럽다. 그럼에도 항상 글을 마치고 나면 남은 허전함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왠지 모를 승리의 기쁨에 잠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세상만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함은 내 생각과 상관없이 존중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계층의 생각과 주장만을 앵무새 되풀이하듯 읊어대는 기성언론의 행태는 분명 역사 앞에 평가받을 것이다. 과거의 역사가 그러했고, 그것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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