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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이 계속 나오려면…

이 성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

 

현재 우리나라 주요한 위치에 있는 대다수 사람들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그 지위에 올랐다. 그 역동성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구호는 있어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IMF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온갖 역경을 딛고 우수한 성적을 올린 사례가 신화의 형태로 살아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신화마저 신문에 보도되지 않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양극화 극복과 사회통합을 위한 사회경제정책 제언’ 보고서를 보고 언론은 개천에서 용나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쓰고 있다. 부모의 소득 · 직업이 자녀 진학과 직결되는 학력 대물림 현상의 심화를 지적한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서, 부모의 학력이 중졸 이하는 3∼4%에 불과했지만 부모가 4년제 일반대학 졸업이면 28%, 대학원 이상 시 41.4%로 7∼10배가량 차이가 났다.
부모 직업에 따른 자녀의 대학 진학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부모가 고위 임직원 · 전문직인 경우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진학률이 33%인 데 비해 농·어업 숙련 근로자, 기능근로자, 단순노무직은 각각 7.3%, 6.6%, 8.6%에 불과했다.
부모 소득도 자녀 교육과 연관성이 높았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진학자 부모의 소득은 월평균 246만원으로 미진학자 부모 소득 131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가계소득과 자녀의 수학능력시험 점수도 정비례했다. 월소득 200만원이하 가구 자녀의 수능 평균은 287.63점인데 비해 ▲ 201만∼350만원 293.14점 ▲ 351만∼500만원 310.20점 ▲ 500만원 이상 317.58점이었다.
올해 교육부는 교육양극화 해소를 최우선적인 과제로 설정하여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정부 발표에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예산 계획이 빠져 있다. 사교육의 영향력이 공교육에서 학생의 성취수준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공교육에 대한 투자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교육양극화 해소는 사교육시장을 공교육에 끌어들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나치게 어려운 교육과정을 쉽게 해야 한다. 사교육을 통해 좋은 점수를 얻고 진학할 수 있는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2006년 지방교육재정은 파탄 직전이다. 작년에 16개 시도교육청 부채 총액이 4조를 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 부채도 1조원에 이른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해서는 교실, 교원,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경기도는 전국 최악의 교육여건을 유지하는 예산도 모자라 빚을 내야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공교육 질 개선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초등은 예산이 없어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지 못하고, 뽑아 놓은 교원조차 발령하지 못한다. 중등은 교원배정이 이루어 지지 않아 경상 사업비를 줄여 교사 인건비로 쓰고 있다.
성적 표준화 검사의 대표격인 SAT를 미국의 주요 대학들에서 학생선발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사교육을 통하여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한다.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인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인종과 특정한 계층에게 유리한 불합리한 제도라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백인 자녀가 그렇지 못한 계층과 인종의 자녀보다 태어날 때부터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생각해보자.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의 자녀들이 그렇지 못한 가정의 자녀보다 태어날 때부터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가 없다면 학력 대물림 심화는 문제가 심각하다. 헌법 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자녀 능력개발에는 국가가 소홀했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심지어 지방자치 단체들이 수월성과 국가 경쟁력 향상이라고 포장하여 앞 다투어 발표하는 정책을 보자. 자립형 사립고, 국제중, 국제고, 개방형 자율학교, 특목고, 외국인 학교 내국인 입학 및 학력 인정 등이다. 공교육에 대한 투자는 적게 하고 경제적으로 유리한 계층의 자녀를 위한 기회는 확대하고 있다.
조선시대 과거는 상민도 응시할 수 있었다. 책을 읽을 시간은 고사하고 책살 돈조차 없는 상민에게 과거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누구나 노력하면 좋은 대학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의 힘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개천에서 용나오는 사회 결코 꿈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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