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의혹 등으로 남·북 관계가 급냉, 교착상태에 빠지고 미·일의 대북 제제와 관련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적십자 회담·장관급 회담·군사회담 등 남·북 관계가 화해의 급물살을 타는가 싶더니 돌발변수가 있을 때마다 대화가 삐꺽거리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학생들에게 ‘대화를 통한 평화통일’, ‘한민족의 세계사적 통일역량’ 등을 강의해보지만 갑오경장(1894년)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이 ‘6자회담’ 틀 속에 그대로 남아있고 우리 ‘남·북 연합안’과 북측 ‘낮은 단계 연방안’의 두 통일방안이 어휘상으로는 접근한 듯 싶지만 분단 60여년의 정치적 골은 여전히 깊기만 하다.
우리 헌법상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 (제4조)과 북측 헌법의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는 통일’(제9조) 사이의 체제적 차이를 과연 ‘햇볕’만으로 녹여내고 통일을 이룩해 낼 수 있을 것인가.
국가보안법 철폐·전시 작통권 환수 등 내부개혁과 ‘퍼주기식·친북정권’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 까지 계속되는 경제적 지원 등 우리 일방적인 구애만으로 북측이 기본적 태도를 바꿀 수 있을지 회의가 앞선다. 아무래도 정치적·경제적 접근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듯 싶고 동·서독의 예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분단시절의 동·서독은 정치·경제면의 교류를 서두르지 않고 먼저 2세 국민들에게 민족교육·평화교육을 실시하고 교육·문화교류를 통해 통일기반을 조성하는데 힘썼던 점을 상기하고자 한다.
양측은 교육협상을 통해 학생들에게 ▲민족 동질성 자각을 위한 의도적 교육과 ▲흑·백 논리의 이데올로기 주입식 교과의 개편 ▲타의적 분단이 불가피 했던 국제정세의 이해 등 교육의 바탕위에서 차츰 문화·경제적 수준에서의 교류를 꾸준히 시도해 나갔다.
결국 베를린 장벽 붕괴로 통일되었지만 독일은 통일 후에도 세계 초유의 ‘평화·교육학’체계를 구축, 지금도 평화교육·민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민족간 이념적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 현실 속에서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정치적 흥정보다 교육을 통한 항구적 통일기반 구축이 더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여겨진다.
양측 당국자들은 곧잘 ‘민족’과 ‘자주’를 되뇌이지만 진정으로 민족의 결합과 통일을 원한다면 어려운 정치회담에 매달리지 말고 교육회담을 먼저하라고 민족의 이름으로 권하고 싶다.
언젠가는 ‘경제우위·흡수통일’이던 ‘군사우위·무력통일’이던 물리적인 통일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통일은 가혹한 시련과 값비싼 대가를 치른 후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힘에 의한 물리적인 통일보다 평화적 통일을 지향해야 하는 것이고 평화적 통일은 자라나는 후대들에게 민족교육·평화교육을 통해 마치 한강물과 임진강 물이 만나 한 물을 이루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통일이어야 한다.
통일이 7천만 겨레의 숙원이긴 하지만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당장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공산당-뿔난 악마’로 그려내던 우리 반공교육세대와 유치원부터 ‘미군철수-남조선해방’을 배운 북의 혁명교육세대가 또 다른 갈등과 반목으로 세대를 이은 분열의 빌미가 된다면 이보다 무서운 민족의 비극이 더 있겠는가.
민족의식과 평화의 신념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 내부에서 보더라도 보·혁 갈등 등 국가 이념의 공백과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민족·평화교육은 꼭 필요하고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특정한 체제나 정권을 선전하는 교육이거나 ‘자주’라는 미명아래 편향된 이념을 주입하는 교육이어서는 아니된다.
지금 우리는 안으로 ‘민족교육학’, ‘평화교육학’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이고 남·북의 교육자·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민족적 양심에 입각해 교육방향과 방법을 짜낼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사회의 진부한 ‘막시즘’과 무분별한 ‘매카시즘’을 경계하면서 당국자들의 민주적 민족정신과 지혜를 믿고 싶은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