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번영을 주도해 왔던 중앙집권적 관료체제나 백화점식 기업운영은 한계에 부딪혀 국가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세기에 걸맞는, 위기를 타계해 나갈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의 재구축은 우리의 긴급한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참여민주주의의 실천적 장으로서의 지역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지방화’가 주요기준의 하나가 되고 있음은 지금 이 시대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세계화·지방화·정보화라는 역사의 흐름은 이제 어느 개별 국가나 개인의 힘만으로는 거역할 수 없는 도도한 세계사적인 커다란 물결이 돼 버린 것이다.
구한말 시대적 흐름에 주체적으로 적응하지 못해 국권의 상실과 민족적 아픔을 가져온 역사적 교훈을 거울 삼아 세계사적인 흐름의 하나인 ‘지방화’라는 거대한 물결에 적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반 시스템을 재구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범지구적 흐름이 되고 있는 민주화와 지방화의 물결에 대비한 제도를 재구축하고자 할 때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는 지방자치단체 자치역량의 문제다. 역사적으로 분권적인 정치시스템을 경험한 적이 없고, 중앙집권적 장(場) 중심의 권위주의적 정치·행정문화 속에서 주민들이 역사의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극히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자율과 자기통치를 기본으로 하는 자치의식이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근거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이 경우 정치적 선언적인 분권화를 뛰어 넘는 구체적 제도적인 분권화를 위한 실천적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15년이 지났으나 중앙의 집권적 인습은 타파되지 않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대도시 지역의 과밀화와 농촌의 과소화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획일적인 지배는 지방의 창의성과 잠재능력의 신장을 저해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국가발전과 국민복리증진을 위해 합의적인 역할분담과 창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상호 견제속에 민주주의는 완전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방자치의 토대가 되는 지방의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해결책을 제언해본다.
첫째, 지방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이다. 지방의회에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행정사무감사, 예산·결산의 승인, 시정질문, 자료요구 등을 통해 집행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에 대한 전문적인 보좌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현행 지방의원을 보좌하고 있는 사무직원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인사권이 있는 관계로 집행기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집행기관의 압력통로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초의회와 광역의회를 포함해 전국적인 지방의회 사무직원 인사 네트워크를 구성, 소속 자치단체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과 전문성을 갖고 지방의원을 보좌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지방의회 예산 승인권의 확대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예산의 편성권이 있고 편성 요구된 예산안에 대한 최종 심사 승인권은 지방의회에 있다.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가 주민여론 수렴을 통해 필요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신설 또는 증액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의 동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지방재정을 총괄하는 자치단체장에게 예산안을 초과하는 재정부담에 대해 동의를 받도록 하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전체 예산안 총액대비 법정 예비비 1%를 제외한 지방의회 편성권 몫으로 3∼5%정도를 줘 지방의회에서 당해 예산안 심사시 누락됐거나 반드시 필요사업을 편성 또는 증액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