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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색된 평화축전 의미가 남긴 과제

문화부 류설아 기자

 

평화기원 등불을 켜며 막을 올렸던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의 ‘세계평화축전’ 행사가 도민들에게 어려운 답을 요구하고 있는 듯 하다. 평화라는 추상적 의미를 도민들의 마음에 되새기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성공했나, 실패했나라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질문인 만큼 답도 애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게 중심은 자꾸 과제만 남긴 행사라는 쪽으로 기운다.
행사 예산은 지난 해 80억원의 8분의 1 수준인 10억여원, 행사 기간도 지난해 40일의 10분의 1인 단 4일이었다. 턱 없이 부족한 예산과 행사 기간이 작년에 비해 적었던 것도 성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예산과 기간이 적었다하더라도 축제의 기본 취지와 의미를 깊이있게 전달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먼저 여타 행사들과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 세계평화축전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한 마디로 ‘평화’를 떠올릴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얘기다. 예산이 적다는 이유로 지난 해 많은 관심을 모았던 강연회와 토론회 등의 학술회의는 찾을 길이 없었고, 그만큼 깊이있는 고민과 미래계획의 장도 볼 수 없었다. 굳이 차별성을 찾으라면 실향민과 외국인 등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민통선 체험’과 지난 해에 이어 열린 ‘KOPAIS·평화친구사귀기’ 등의 프로그램 정도다. 개막행사에서 앙드레 김의 패션쇼와 대중가수인 슈퍼주니어의 공연이 청소년 관객 동원에 성공했지만, 그 속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찾기는 어려웠다. 가수 얼굴을 보기 위해 뛰어드는 청소년들과 이들을 제지하는 행사진행요원들간의 악다귀에 이은 몸싸움 광경만 연출했을 뿐이다.
개막식을 장식한 불꽃놀이 또한 조직위 측의 세계평화축전 프로그램 개발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 조용한 하늘에 화려한 섬광을 수놓는 불꽃놀이는 각종 축제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로 충분한 볼거리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평화를 이야기하는 장소에서 귀가 터질 듯한 폭음과 함께 맑은 하늘을 검붉은 연기로 감춰버리는 모양새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그 옆에서 불타던 평화기원 등불은 불꽃놀이의 화려한 섬광에 가려 빛을 잃고 초라하게까지 보였다.
개막행사 사전 프로그램으로 열린 시사만화가의 작품 기공식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 비둘기를 날렸을 때, 한 마리가 탑 보호 그물망에 대롱대롱 걸려 119구조대가 출동하고 나서야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때 그물에 걸려 발버둥쳤던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올해의 세계평화축전이 과제만 남기는 반쪽 행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조는 아니었는지 자꾸 눈에 밟히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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