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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올바른 자세 ‘중용’

정 수 경 시흥은행초등학교 교사

오늘도 역시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겨본다. 어른들보다 한 옥타브는 족히 넘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선생님!’을 외치며 뛰어와 안길 아이들의 얼굴을 생각하니 히죽이 웃음까지 난다. 마냥 즐겁기만 한 출근길, ‘교사가 체질이구나’라는 생각이 또 한 번 든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발령을 받아 첫 출근한 학교는 그야말로 전쟁통과 다를 게 없었다. 5~6시간의 수업은 기본이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온갖 잡무와 쉴 틈 없이 날아드는 공문들로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람 정신을 들락날락하게 만드는 그런 곳이었으며 하루를 36시간으로 만들어 달라는 괴성을 지르게 만드는 곳, 그런 곳이 바로 학교였다. 그렇게 정신없는 하루살이 학교생활도 어느덧 적응되었을 무렵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조금 생기기 시작했다.
세상에 교사만큼 바쁜 사람이 또 있으랴? 다들 학급 경영이다 뭐다 해서 눈뜨고 있는 동안은 연신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는가? 마치 멀티머신처럼 말이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 선배 교사들을 쫓아다니며 귀찮으리만큼 이것저것 물어도 보고 밤늦도록 온갖 교육 사이트를 검색해대기 시작했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학급에 적용해 보고 싶어 안달이 나기 시작했고 그러한 나의 욕구들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됐다. 주위에서 좋다고 하는 웬만한 학급경영은 다 적용해 보려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교사가 되는 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점점 나는 욕심쟁이 선생님이 돼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벌여놓은 일은 점점 산더미처럼 쌓여 갔고, 어느 순간부터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던 일들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강요 아닌 강요가 되기 일쑤였다. 그러다 가끔은 의도대로 잘 따라주지 않는 아이들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러한 일들이 한 해, 두 해 반복되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인가라는 반문을 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 분명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보다는 나 자신의 욕심이 더 컸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 이러다가 내 욕심이 아이들을 다 망치겠구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때부터 하나씩 하나씩 욕심 버리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내 생각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다고 초조해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리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아이들을 향해 매 순간 불쑥불쑥 끓어오르는 욕심을 가슴 저 밑바닥으로 접어 두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고도 끝까지 기다려 주지 못해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몇 해가 지난 지금, 이제야 조금씩 나와 아이들의 눈높이가 비슷해지는 듯하다.
올해로 아이들과 함께 지낸지 6년째가 된다. 지금도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울고 웃고 화도 내면서 하루를 보내지만 분명 매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내 자신을 느낀다.
교사가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한, 아이들과 교사 서로에게 분명히 즐겁고 행복한 만남이 보장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행복한 만남을 위해 오늘도 난 학교에 간다. ‘선생님!’을 외치며 뛰어와 안길 내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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