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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중도 변신은 가능한가

5.31지방선거와 그 이후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며 여러 방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는 화두가 ‘중도’이다.
아직은 물론 일부 정치인의 개인 의견 선에 머물고 있다. 이부영 전 당의장이 지난 9월 초, 우리 사회의 새로운 신뢰집단을 형성할 목적으로 중도 지향의 ‘화해와 상생을 위한 포럼’을 발족시킨 바 있고, 1일 귀국한 정동영 전 의장이 ‘신 중도론’을 화두로 던졌다. 두 사람 모두 집권당 당의장에서 물러나 잠시 세상을 조용하게 관찰하고 난 다음에 나온 구상이라서 일단 관심을 끌만 하다.
이들이 왜 ‘좌파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는 열린우리당의 기존노선을 약간 우회전시키려고 하는 가를 이해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두 사람은 열린우리당이 결코 서구적 의미의 ‘좌파 정당’이 아닌데도 한국적 잣대에 따라 잘못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과 한국적 현실에 맞게 변혁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일련의 선거 실패를 통해서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이 연구소가 진보·보수·개혁·안정이라는 4가지 잣대로 ‘한국인의 이념·가치 척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이념지형은 진보·안정층이 두터워지는 추세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외교·남북관계 문제에 관하여는 진보적 입장을 취하며 경제문제에 대하여는 안정을 지향하는 ‘중간지대’가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의 성인들은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약간 많다. 진보 쪽에 손을 든 사람들은 20·30대, 호남권·대졸 이상자·화이트 칼러·학생층이 많은 반면, 보수쪽에 손을 든 사람들은 충청권·40대 이상·농림어업·자영업 층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개혁이냐 안정이냐를 묻는 질문에서는 안정을 선택한 경우가 훨씬 앞섰다.
이들의 핵심 화두는 경제강국 수립이 아니고 복지사회 건설이었다. 연구소측은 이 조사 결과를 과거 우리 사회 화두가 민주 개혁이었다면 향후 핵심 화두는 복지이지 좌우 편가르기가 아님을 알려주는 의미라고 풀이한다.
우리 민족은 조선왕조 5백년, 일제 40년 그리고 권위주의 정치 시대 반 백년을 살아오는 동안 복지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오직 성장과 건설이라는 말뿐이었다.
그 결과로 국가는 엄청나게 부강해졌다. 무역 규모가 세계 10위권을 넘나들고 있다. 이에 반해서 국민의 만족도는 40위권 근처에 있다. ‘국가와 가정은 별개’라는 생각으로 봉사만 했다. 복지라는 말이 서민들에게 와 닿기 시작한 지는 겨우 8~9년이다. 국민의 정부가 처음으로 복지 사회의 초석을 놓았고, 참여정부가 복지 예산을 꾸준하게 늘려나가고 있다.
이 여론조사는 국민들이 이제 복지의 맛을 알기 시작했음을 일러준다.
국민 다수는 이처럼 복지사회 건설을 열망하고 있는데 반하여 일부 정당이나 보수수구세력은 권력 탈환에 혈안이 되어 있다. 노무현 정부를 도대체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사사 건건 대립한다. 여기에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세력까지 등장해서 가세하고 있다. 8.15광복 이후의 혼란상을 다시 겪는 듯 하다.
좌우의 극한 대결 양상이다. 친미적인 극우세력들은 ‘전시 작전통제권’환수마저 반대한다. 미국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좌파 정부가 추진하니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좌우로 나뉘어 맞장을 뜨던 일부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이제는 중도적 변혁이 필요한 시대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좌파는 급진을 멈추고 오른 쪽으로 다가서고, 우파는 왼쪽을 돌아보면서 자기 개혁에 나서라는 것이다. 중도의 정치란 참으로 권장할 일이나 자칫하면 좌우 양쪽으로부터 배척을 당할 위험을 안고 있다.
진정한 중도 정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가 없이는 실현이 어렵다. 중도정치가 성공한다면 우리 사회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셈이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태동하는 중도정치 실험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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