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명령 식품 70% 유통
행정기관 솜방망이 처벌법 이전에 윤리경영으로
우량식품 생산해야…
올 추석 연휴는 유난히도 길었다. 차례용 제수 소비도 그만큼 많았다. 제수란 산 자손들이 먹는 음식이다. 이런 제수 가운데 혹시라도 부정불량식품이 끼어 있었다면 긴 휴일 못지않게 불쾌한 느낌이나 후유증이 오래 갈지도 모른다. 각 가정에서 스스로 생산해서 조리한 음식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시장에서 사온 것들 가운데는 의심스러운 경우도 허다했을 것이다. 부정식품이 워낙 많은 세상에 살고 있는 탓이다.
부정식품 단속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통계를 보면, 우리 사회가 부정식품 불감증이 너무 심하지 않는지 걱정이다.
지난 1년 동안,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회수명령이 내려진 유해식품 가운데 70%가 회수되지 않았는데 발암 의심 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된 냉동 민물장어 양념구이의 경우는 전체 72,287㎏ 중에서 회수된 량은 9.2%인 6,673㎏에 지나지 않았다. 표백제나 방부제의 원료물질인 아산화황이 초과 검출된 냉동 꽃게의 경우는 검사대상 2,045㎏ 중에서 고작 0.2%인 4.5㎏만이 회수되었다. 이밖에도 안식향산이 검출된 통마늘, 쇳가루가 든 분말 음료, 기생충 알이 검출된 김치 등은 거의 회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부정식품은 단속이 된 경우만도 너무 많아서 모두 열거할 지면이 없을 정도이다.
이들 부정식품 가운데는 외국에서 수입된 것들도 있고, 국내에서 생산된 것들도 있다.
부정식품은 1960년대가 가장 심했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서울의 인구가 갑자기 늘어나자 서울은 부정식품의 큰 시장이 되었다.
서민들이 즐겨 마시던 막걸리에 카바이드를 섞어서 만든 카바이드 막걸리가 널리 유통되었고, 유해 글루텐을 사용한 간장, 된장이 구멍가게를 채우고 있을 정도였다. 1967년엔 가장 보편적인 식품 50여 종 가운데 3분의 2가 유해색소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1962년 처음으로 식품위생법을 제정했지만 별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요즘의 부정식품 또는 불량식품이란 말(사실은 같은 뜻)은 이미 70년대 초부터 나타났다. 도시 인구의 급증과 생활 방식의 변화는 가공식품의 발전을 가져왔다. 바로 새로운 식품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식품위생법의 처벌 규정이 미약한 틈을 타서 식품사업자들은 별의 별 묘책을 강구했다. 원색 계통의 색을 살리기 위해서 색소를 첨가하거나, 맛을 잘 내기 위해서 첨가물을 사용했다. 농약콩나물, 색소고춧가루, 가짜참기름, 공업용기름라면, 심지어는 물 먹인 소고기가 등장한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식품위생법은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개정을 거듭했다.
지난 여름, 방학을 앞두고 서울과 수도권의 학교 급식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건이 터졌다. 국회는 지난 7월 19일, 부랴부랴 식품위생법과는 별개인 학교급식법을 고쳐서 학교 집단 급식소의 관리권을 학교장에게 위임하였다. 사실상 학교 급식 사고의 책임을 학교장에게 묻겠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CJ식품이라는 대기업의 잘못으로 밝혀졌다. 지금의 식품위생법은 또 언제 개정될지 알 수 없다.
시장은 날로 발전할 텐데 업자의 생각은 쉽게 변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서 인용한 미회수 부정식품에 관한 문제도 식품위생법에는 명백한 규정이 있다. ‘지체 없이 유통 중인 당해 식품(위해식품 등)을 회수하거나 회수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영업자는 회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회수 명령을 받은 식품 대부분이 아직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은 일선 행정 기관의 업무 소홀과도 관련이 있다는 오해를 살만 하다. 혹시 업자와 유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그러나 부정식품의 발생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이런 현상이 아주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나 업자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그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우량식품을 제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비용상으로 불가능하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이다.
문제는 부정식품을 만들어 낮은 가격으로 쉽게 거래처를 확보하면서 높은 이익을 노리는 기업과 경영자의 윤리의식이다. 법 이전에 윤리경영이 돋보이는 시대이다. 식품을 만들어서 가족이 먼저 먹어보고 나서 유통시키는 방법도 권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