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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는 매도 꿩도 다 놓친 격

북한은 10월 9일 한글날에 맞춰서 핵시험(남한에서는 실험)을 강행했다. 그들만의 기술로 성공한 ‘대 사변’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그러나 한반도는 순식간에 핵 전쟁의 위험을 안게 되었다. 미국은 이번에도 유엔 안보리를 내세워 북에게 핵무기를 버리고 6자 회담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압박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한다면 한반도에 죽음의 버섯구름이 피어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나라가 정말로 백척간두의 위기를 맞고 있다. 유엔은 14일, 미국과 일본의 주문대로 ‘북한 제재 안보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 결의는 5개 상임 이사국(미·영·불·중·러)과 총회 의장국인 일본의 합작품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로 군사 제재의 길은 일단 막을 수 있게 되었다.
남북은 지난 1992년 초 ‘한반도 비핵지대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북한은 우선 이를 위반한 것이다. 남북 공조를 생각할 때 핵실험은 피했어야 마땅하다. 물론 북한의 핵무기 개발 동기는 미국의 철저한 무시 정책과 선제공격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는 것을 국제사회는 잘 알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침략할 의도가 없다고 아무리 말해도 북한은 믿지 않는다. 북한의 잦은 주장에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의향을 보이지 않는 것도 바로 북한이 미국을 의심하는 근거이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대미용이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래서 노대통령은 일찍이 북한이 자위수단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은 이해할만 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그가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대해서는 아주 놀란 것처럼 말을 한다. 그가 “북한이 말하는 안보 위협이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대단히 과장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 그렇다(민주 평통 자문위원 초청간담회).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것이 그의 진짜 생각이고 판단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미국 대통령 부시, 일본 수상 아베 그리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전쟁은 안되지만 유엔이 하자는 대로 따르겠다”며 모든 문제를 유엔에 떠넘기고 있다. 그 유엔의 결의란 게 총만 안 쏠뿐이지 사실상 북한을 국제사회의 패륜아로 다루고 있지 않는가. 한국 대통령이라면 고난 속의 형제를 보고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주었어야 옳았다.
부시 대통령은 잘 알려진 대로 기독교 원리주의자이다. 철저한 기독교 우파에 속한다. 선과 악 두 가지만 놓고 만사에 대해 이분법적인 판단을 하는 데 익숙한 듯 하다. 그의 철학을 한 마디로 나타낸 발언이 ‘악의 축’이다. 세계 안보를 책임진다는 미국 대통령의 발언 치곤 적절치 못하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7월 4일 미사일을 발사하자 유엔을 동원해서 북한 제재 결의안을 밀어붙인 다음, 보름 후엔 ‘미니트 맨 3호’라는 미사일을 발사해서 태평양 마샬 군도 인근에 떨어뜨린 나라이다. 미국은 이것을 선제공격 훈련이라고 변명한다. 북한이 이를 보고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북한은 폭탄 불감증 집단이다.
북한은 6.25전쟁 당시 엄청난 폭탄 세례를 받고도 살아남은 국가이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2차 대전 때 전 유럽에 쏟아 부은 폭탄보다 더 많은 양을 북한 땅에 쏟았다. 그래서 북쪽은 석기시대로 돌아갔다’고 자랑 삼아 회고한 책이 있다.
노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한다. 햇볕정책이라는 매를 내세워 북한의 경제난을 돕고, 국제 사회로의 개방을 유도하면 통일이라는 꿩도 따라온다는 것이 DJ정권 시절의 구상이었다. 노무현정부가 햇볕정책을 계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발전시킨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그는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발언만 했다. 그의 ‘안보 위협 과장론’은 부시의 말만 듣고 그렇게 판단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우리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에 대한 의견으로는 남북 협상으로 가야 한다가 51%로, 미국과의 협조 45%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론은 이러한데도 노무현 정부는 모든 것을 유엔 결의에 맡겼다.
정부는 햇볕정책을 버리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북한이 노무현 정부를 믿지 않고 있다. 외투를 벗지 않을 사람에게는 햇볕을 보내야 소용 없다. 중국에게는 핵실험을 미리 알려주면서도 우리에게는 비밀로 했다. 북의 핵실험 파동으로 사실상 햇볕정책은 물 건너 간 셈이다. 노 대통령은 이제 매도 잃고 꿩도 잃게 생겼다.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민족 공조’에 대해서 공부좀 더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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