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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독극물 방류한 미군의 승진

2000년 주한 미군 용산기지 영안실 부소장으로 근무하며 영안실 시체를 방부 처리하는 데 쓰인 맹독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수용액 480병을 한강에 무단으로 방류해 기소됐던 맥팔랜드씨가 같은 영안실의 소장으로 승진해 근무하고 있다는 최근의 보도는 우리를 충격에 빠뜨린다. 미군 기지에서 방류된 포름알데히드로 한강에 돌연변이 동물이 출현했다는 내용의 영화 ‘괴물’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기도 한 맥팔랜드씨는 미8군이 영안실 소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지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응모하여 소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맥팔랜드씨의 지금까지의 행적은 어떠했던가. 녹색연합은 맥팔랜드씨를 한국 법정에 세우기 위해 수질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과 법무부는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넘은 2001년 3월에야 벌금 500만원에 맥팔랜드를 약식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그러나 맥팔랜드는 3년 이상 법정 출두를 거부했다. 법원은 피고 없이 재판을 진행해 사건 발생 4년 뒤인 2004년 1월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맥팔랜드씨는 변호사를 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005년 1월 맥팔랜드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더 높아진 직위를 지닌 채 우리 가까이 온 셈이다.
환경을 오염시킨 장본인으로서 ‘맥팔랜드사건’이라는 보통명사의 주인공이었던 그의 승진은 대한민국의 국방의 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미군이 국방 이외의 분야에서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진 존재인가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국제암연구센터가 ‘발암우려 물질’로 분류한 포름알데히드는 급성독성, 피부자극성, 발암성 등을 갖고 있는데다 암과 출산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미군은 이러한 물질을 불법으로 한강에 방류한 그를 승진시킴으로써 그의 범행에 사실상 면죄부를 발부한 셈이다.
주한 미군은 입만 열면 한국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기로 한국인의 생명을 지켜준다면서 독극물로 한국인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를 미군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단 말인가? 주한 미군은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환경을 파괴한 전과자를 옹호하고 오히려 승진시킴으로써 생명을 존중하는 동시에 생명을 짓밟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존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우리는 주한 미군이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 ‘괴물’을 다시 보고 맥팔랜드씨의 승진 임용을 철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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