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봉한 ‘폭력써클’(감독 박기형,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이 수작임이 확인되면서 영화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극중 악한을 연기한 연제욱(19)이 부상하고 있다.
‘폭력써클’은 선량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원치 않는 폭력에 휩쓸리면서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 연제욱은 고등학생이지만 조직폭력배나 다름없는 한종석역을 맡아 냉기가 서늘하게 도는 ‘나쁜 놈’을 연기했다. 관객이 절로 두려움을 느낄 정도. 연기가 너무 생생해 실제 ‘근본’이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1987년생이니 만으로 아직 10대인 그는 작년 KBS 2TV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2’에서 장난기많고 소심한 고등학생 고상필로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올 2월까지 1년간 출연했다고 하니 10대들에게는 낯이 익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가 ‘폭력써클’에서 180도 변신한 모습을 훌륭하게 선보인 것. 놀랍고 대견하다.
“부모님이 시나리오를 보시고 ‘제욱아 이런 연기할 수 있겠니?’라며 걱정하셨어요. 제 친구들 역시 극중 제 모습에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저 절대 나쁜 놈 아니에요. 남들 웃기고 즐겁게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착한 놈이에요.”(웃음)
실제로 그는 중3 때 방송사 개그맨 공채에 응시하려고 했을 정도로 개그맨의 기질도 다분하다. 성대모사도 특기 중 하나.
“제가 꽃미남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개그맨 쪽을 생각했는데 류승범 선배님이나 설경구 선배님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웃음) 저 두 분의 열렬한 팬이에요.”
작고 날렵한 체구이지만 그는 고등학교 태권도와 합기도 선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운동신경 역시 탁월하다. 그 때문에 ‘폭력써클’의 리얼 액션 장면에서 조심했음에도 상대 배우가 다치기도 했다.
박기형 감독은 연제욱에 대해 “첫눈에 ‘세다’고 느꼈다. 다른 캐릭터에 캐스팅할 생각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그 기운에 종석이 역으로 선회했다. 제욱이를 만나고 나서 ‘작고 독한 놈’이 덩치 크고 힘센 놈 보다 더 악한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스무살에 그런 연기를 하기 쉽지 않다. 한마디로 타고난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하면서 (정)경호 형, (이)태성이 형으로부터 ‘너 진짜 나쁜 놈 같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며 웃은 연제욱은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중에 연기지망생들이 날 보고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승범의 몇 년 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또 한 명의 ‘타고난 배우’의 행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