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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김씨의 한반도 평화 지키기

지난 9일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실시한 이후 남쪽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정치인 두 명이 요즘 눈에 띤다. 한 분은 전직 대통령이고, 다른 한 분은 현직 열린우리당 의장이다. 두 분의 노력은 모두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나서는 안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북한의 핵 무장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 분명하니 북한을 설득해서 핵을 폐기토록 하는 방법 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데로 그들의 생각이 모아지고 있다. 북쪽의 표현대로 ‘미국이 너무 못 살게 구니 자위 수단으로 핵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 시절,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써는 처음으로 평양에 들어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6.15남북 공동선언’을 만든 주인공이다. 그의 활동은 독일이 통일되기 훨씬 이전에 서독의 빌리 브란트 수상이 호네커 동독 수상을 만나 양독 통일의 기초를 닦아놓은 사건과 비교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나 개성공단 사업 그리고 금강산 관광 사업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이 햇볕정책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적극 지지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나이가 90줄에 닿아 있는 전직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위기를 맞아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 요즘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인지 노무현 현 대통령이 대통령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노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 관하여 부시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고 있는데 반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역할은 괄목할 만 하다.
전국 각지의 대학을 순방하며 북한과 미국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좋다. 특히 지난 20일 서울대 강연은 국민이 귀담아 들어야 하고, 노 대통령과 미국이 명심해야 할 금과옥조이다. ‘북핵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 북한은 핵실험 이후에도 북·미 양자 대화를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고, 경제 제재를 해제해 주면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게 한번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한 마디로 북핵 사태 해결책을 제시한 명답이다.
다만, 문제는 노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할 말을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도 북핵 사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부 보수주의자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그는 지난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그는 출발 성명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평화가 유지되어야 경제를 운영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평화가 곧 밥이다”라며 “우리가 동맹국의 사정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나 한반도 문제는 미국이 우리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하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북미 회담밖에 해법이 따로 없다”고 정공법을 써서 주장했다. 민주 개혁 평화 통일을 집권시의 국정 목표로 삼고 대권을 노리는 그 다운 해법이다. 그는 금강산도 가겠다고 공약했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한·중·일 세 나라를 돌며 주먹만한 북한을 떼려 잡겠다고 몸살이라도 날만한 강행군을 했다. 미국은 핵 클럽 5개국 이외의 나라가 핵 무장을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핵을 가진 나라는 공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을 노리고 있었는데 아주 작은 이 나라가 핵실험을 감행하니 당황했을 수도 있다. 유엔을 시켜서 제재 방법을 만들었지만 한국과 중국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따르려 하지 않고 있다. 그 여인은 가는 곳마다 ‘유엔 결의를 준수하라’고 회유하고 설득했다.
북한은 지난 19일 탕자쉬안 중국 특사를 맞아 속마음을 털어 놓은 듯이 알려지고 있다. “우리가 먼저 6자 회담에 들어가겠다. 대신 우리가 들어가면 가까운 시일 내에 금융 제재를 풀어 달라”고 종전과는 조금 다른 입장을 폈다. 그런데도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냉랭한 반응이다. 그 여인의 주장은 ‘북한은 무조건 백기를 들고 나오라’는 것이다.
물론 북·미가 양자 회담을 한들 미국이 북의 체제를 보장하고, 북은 핵을 포기하는 합의를 이루어 내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북한이 만나달라면 만나주는 성의를 보이는 것도 강자의 도리라는 생각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내의 정치인들이 미국에 대해 할 말은 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양 김씨의 활동이 돋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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