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북핵 문제’를 남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지가 늘 궁금하던 차에 <오마이 뉴스>가 28일자로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실었다. 필자의 서론은 길었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미국을 움직이는 힘은 북한이다’라는 결론이다. 중동 지방 사람들이 그렇게 보고 있다는 말이다. 중동 전쟁 때나 가끔 국내 언론에 소개되는 ‘알자지라’에서 카툰을 담당하는 슈자아트 알리의 동영상(10월 13일자 게재) 네 편이 뒤늦게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카툰 제목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North Korean Bomb Scare)’이다.
장면 1은 진땀을 흘리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다.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의 권위와 가치의 상징이다. 이 여신상이 땀을 흘린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장면 2는 여신상이 한 문서(그 안에는 CTBT<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와 NPT<핵확산 방지조약>가 쓰여 있음)를 쥔 채 놀라고 있는 모습이다. 장면 3에서는 여신상이 ‘이제 그만(Oh! No! Please!)’하라며 떨고 있다. 네 번째 그림은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쥐고 웃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이다. 작가는 한반도의 핵 위기와 관련, 미국의 몸통을 움직이는 주체는 북한 김 정일 국방위원장이라는 것을 이렇게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중동 사람들의 보편적인 시각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네 사정은 전혀 다르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쪽에는 반공세력에 의한 전쟁 불사론이 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세력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정치인들로 대표된다. 보수언론의 목표는 우리 정부에게 ‘북한 선박에 대한 검문·검색’(영어로는 PSI라 함)조치에 적극 참여하라고 압력을 가하려는데 있다. 이 일이 잘못되면 남북간에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망설이고 있는데도 이들은 미국 주장에 동조할 것을 요구한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더욱 노골적으로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공성진 의원과 송영선 의원이 거의 매일처럼 ‘진정한 평화’를 위한 전쟁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도 “북한에 대해 강하게 나가면 물리적 충돌이 있는 것 아니냐. 물리적 충돌의 가능성을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정부를 몰아붙이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보다 일부 한국 정치가들이 더 호전적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난다면 어떤 피해가 있을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수도권에서만도 1백만명 이상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군사전문가도 있다. 이미 10여 년 전에도 이와 유사한 견해가 있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영국의 옥스퍼드 리서치그룹이 작성한 문서가 그것이다. 이 문서는 만약 90일 동안의 짧은 전쟁을 가정한다면 민·군 사상자 100만명, 전쟁 비용 100조원, 한국 및 주변국 피해 1,0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 때는 북한이 아직 핵무기를 만들지 못했고 핵 냄새만 풍기던 시절이었다. 지금의 북한은 엄연히 핵실험을 한 나라이다. 그 가공할 위력을 제대로 알 길은 없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는 일은 스스로도 약속하기 힘들 것이다. 북·미간의 양자 회담을 통해 북한이 미국의 약속을 믿을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부시 대통령 시대엔 그런 날은 올 것 같지 않다. 다른 한편으로는 남쪽에서도 전쟁보다는 평화 쪽으로 여론이 완전히 돌아서야 한다. 그러니 북한이 한번 뽑은 칼을 쉽게 내려놓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남쪽의 평화세력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은 북한이 6자 회담에 들어온다 해도 양자 대화를 거부하는 입장이다. 혹시 양자가 만나더라도 협상은 없고 토론(discussion)이나 해 보자는 생각이다.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혹시 오는 11월 7일, 미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다면 부시 정부의 대북 정책에서 바늘 구멍 같은 변화의 기미가 보일지는 모른다. 북한과 미국의 평행선 달리기 게임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 문제가 큰 이슈가 된다. 여 야 후보들은 ‘평화’냐 ‘전쟁’이냐의 상반된 키워드를 걸고 격돌할 것이다. 개혁 진영 후보는 핵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민족 공조 차원에서 ‘평화 유지’를 주장하겠지만, 반공보수 진영 후보는 ‘전쟁 불사론’으로 이에 맞설 것이 뻔하다. 오직 국민만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