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3 (목)

  • 맑음동두천 12.5℃
  • 맑음강릉 10.5℃
  • 맑음서울 16.6℃
  • 흐림대전 16.0℃
  • 구름많음대구 12.1℃
  • 구름많음울산 11.9℃
  • 맑음광주 16.4℃
  • 구름많음부산 12.7℃
  • 구름많음고창 13.2℃
  • 구름많음제주 14.4℃
  • 맑음강화 14.6℃
  • 구름많음보은 14.3℃
  • 흐림금산 16.1℃
  • 맑음강진군 12.7℃
  • 구름많음경주시 11.5℃
  • 구름많음거제 13.1℃
기상청 제공

18세기 영국 흔든 ‘절대 종이’의 힘은?

18세기 런던 금융계의 음모와 살인 등 뒷이야기 다룬 스릴러 추리소설

 

에드거 상은 미국의 추리작가클럽에서 에드거 앨런 포를 기념해 매년 4월에 전년도의 최우수 작품에 주는 의미있는 상이다.
1954년에 제정된 이후 많은 작가들이 이 상의 후보로 올라 수상의 달콤한 맛 또는 탈락의 쓴 맛을 봤고, 지금까지 수상작 대부분이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매년 수상의 기쁨을 누렸던 수작들은 국내에서 번역·출간돼 사랑받았다.
2000년, 미국의 추리작가클럽 협회원들과 심사위원들은 ‘놀라운 소설이 탄생했다’고 입을 모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많은 작가들이 꿈꿨던 에드거 상을 데뷔작으로 단번에 거머쥔 데이비드 리스의 ‘종이의 음모’(전2권)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는 ‘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이 먼저 번역·출간돼 반향을 일으켰던 데이비드 리스는 데뷔작으로 에드거 상을 거머쥐면서 ‘팩션의 대가’임을 입증했다. 그의 첫 작품이 뒤늦게 국내 출간되면서 많은 독자가 전작에서 보았던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등을 기대하고 있다.
전직 복서인 유대인 벤자민 위버는 귀족들에게 의뢰를 받아 채무자와 범죄자를 추적하며 18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누빈다.
부유한 증권 매매업자의 아들이지만 가족에게 등돌렸던 그는 아버지가 마차에 치여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어 삼촌 미구엘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살인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를 가볍게 넘겼던 그는 자신의 자살한 아버지가 타살이라 주장하며 살인자를 잡아달라는 벨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죽음과 자신의 아버지 죽음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때부터 위버는 커피하우스와 도박장, 매음굴, 귀족들의 응접실을 오가며 속임수가 난무하는 영국 증권업계에 빠져들게 된다. 사건을 파헤치며 보이지 않는 음모와 폭력, 주식 투기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데….
이처럼 18세기 초 영국의 귀족과 서민을 울렸던 최초의 증권 투기 사건인 ‘남해회사 거품’을 소설화 한 ‘종이의 음모’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당시 런던 금융계의 뒷이야기를 소재로, 대중의 헛된 꿈과 집단적 광기를 그린다.
특히 저자는 전문적인 빚 수금 대행업자였던 다니엘 멘도자(1764~1836)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어 주인공 벤자민 위버를 창조했고, 다른 등장인물은 가공이긴 하지만 18세기의 저서나 역사 기록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에서 성격을 빌려와 현실감을 부여했다.
현실과 소설의 배경이 비록 그 시공간은 달라도, 인간보다 돈에 따라 움직이는 경제원리가 만연한 사회라는 것은 같다. 저자는 과거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사람들을 가공해 지금의 우리네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