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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과 ‘性認知 정책’

박 숙 자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 원장>

성인지 정책 목적은


남녀 공중화장실 면적 등


관행적 평등 모순을


현실적 평등으로 고치는 것


최근 ‘성인지’란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성인지 정책, 성인지 예산, 성인지 교육 등.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낯설은 단어이겠지만,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나 여성가족부를 비롯하여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일부 공무원들에게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용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무원들에게도 이 용어가 익숙치 않아 모 정부부처 국장이 성인지 예산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성인용 잡지를 발간하지 않으므로 성인지 예산이 없다고 답변했다는 말이 우스개 소리로 돌아다닐 정도이다.
성인지란 한자로 ‘性認知’, 영어로는 ‘gender sensitive’로 표기되는데, 여성과 남성이 같은 점도 있지만 서로 다른, 때로는 갈등하는 이해, 요구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서, 이렇게 남녀간의 서로 다른 점으로 인하여 다르게 경험하게 되는 여성과 남성의 삶을 비교하고 여성 특유의 경험 등을 정책수립이나 예산편성에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 
특정 정책이 여성 또는 남성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성역할 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고려함으로서 기회의 성평등이 아닌 결과의 성평등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성인지 정책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은 공중화장실 사례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공중화장실을 보면 여성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동행한 남성들이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과거 공중화장실을 지을 때 남녀평등 원칙하에 남녀 화장실의 면적을 똑같이 배분하였기 때문인데, 앞으로 이런 모습은 사라질 것 같다. 
왜냐하면 성인지 관점이 도입되어 남녀가 사용하는 변기형태의 차이, 남녀의 신체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화장실 사용시간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공중화장실을 짓도록 법제화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29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중화장실에 관한 법률에서는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가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의 1.5배 이상이 되도록 규정함으로써 남녀의 차이가 화장실 사용에서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였다.   
이러한 성인지 관점이 모든 정책에 반영되도록 양성평등구현 전략으로 채택된 것은 1995년 북경에서 열린 세계여성대회인데, 우리나라는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에 의해 2003년부터 모든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과정에서 당해 정책이 여성의 권익과 사회참여 등에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평가하도록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 규정됐다. 
또한 지난 10월 4일 제정된 국가재정법에 의해 정부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성인지 예산서’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예산의 수혜를 받고 예산이 성차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집행되었는지를 평가하는 ‘성인지 결산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법규정들이 제대로 실현된다면 우리의 자녀들은 그야말로 양성 평등한 사회에 살게 되리라 기대된다.
그런데 아직 ‘성인지’라는 용어조차 일반인들에게 낯설은 것처럼 성인지 관점이 모든 정책에 반영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무원들만이 아닌 일반 국민 모두의 인식변화와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남녀간의 성역할 차이로 생각해 온 관행들에 대하여 그것이 신체적, 생물학적 차이에 근거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부터 그렇게 여겨져 왔기 때문에 남녀간의 차이로 생각하는 것인지 검토해 보고 기존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버리는 작업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아이를 임신·출산·수유하는 일은 생물학적으로 여성 고유의 역할이지만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일은 부모가 된 남녀모두의 책무라는 점이다. 
한국 아빠들이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짧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처럼 우리사회에서 자녀돌보기는 엄마들의 고유역할로 여겨져 왔다.
현재 여성가족부에서는 매월 6일을 육아데이로 정하여 남성들의 자녀돌보기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항상 부모 모두가 함께 자녀를 돌봄으로써 육아데이가 필요 없게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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