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살면서 거의 매일 새벽마다 산책을 나간다. 이른 시간에 산책을 하다보면 낯 찌푸리게 하는 일이 꼭 있다. 다름아닌 개 배설물 때문이다.
요즘은 개를 키우는 가정이 많다보니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사람들이 다니는 산책로에서 용변을 보게 하는 행위는 결코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산책길 잔디에 가려진 개 배설물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이 모르고 밟는 수가 많다.
얼마 전에도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길가에서 개 용변을 보게 하는 사람을 보았다.
대부분 개를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은 개 배설물을 치우기 위해 비닐봉지와 휴지를 가지고 다니는데, 그 사람은 기본적인 그런 것조차도 준비하지 않은 채로 막무가내식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개 용변을 보게 하는 것이었다.
이건 정말 안되겠다 싶어서 “아저씨, 사람 다니는 길에다가 아침, 저녁으로 개를 데리고 와서 용변을 보게 하면 어떡합니까?”라고 하니까, 오히려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그럼 개똥은 어디에서 누게 하느냐”며 되레 큰소리를 치면서 제3자는 간섭하지 말라는 태도로 나왔다.
자칫 큰 싸움이 날 것 같아 “다음부터 개 배설물은 주인이 꼭 치워라, 그게 싫으면 개를 데리고 나오지 마라, 산책 나온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충고와 당부를 하면서 그냥 돌아오고 말았지만 생각할수록 그 사람이 괘씸하고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개를 키우고 있으면 개 용변도 당연히 개 주인인 자신이 처리해야지 그것이 더럽고 보기 싫고 손대기 귀찮다는 이유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해서야 되겠는가.
개를 많이 키우는 프랑스 같은 곳에서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갈 때는 개 배설물을 반드시 주인이 치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를 키우고 또 사랑하는 거야 자유이지만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 하나만은 우리 모두 한시라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