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틀에 걸쳐 각기 국회에서 원내대표연설을 했다. 국민들은 각 당이 제시하는 국회연설을 통해 현재의 난국을 헤쳐나갈 해법을 제시받고 이끌어줄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정파적 이해에 얽매인 각 당은 저마다의 정치선언에 그치고 말아 국회연설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이다.
먼저 김한길 원내대표가 한 여당의 연설은 마치 열린우리당의 폐업선고를 하는 선언에 다름없었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우리 정치사에 남을 만한 의미있는 정치실험으로 이제는 그 실험을 마치고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했다. 창당 3주년을 며칠 앞두고 하는 폐당 선언이라니 집권당이라고 큰 소리 칠 때는 언제고 이런 안하무인이 어디 있는가. 그렇다면 그동안 자신들의 정치실험에 온 국민을 들러리로 이용했다는 것인데 이것을 용기있는 고백이라고 칭찬해야 할지 국민 사기죄로 고소를 해야 할지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지금 여당은 폐업선언을 할 때가 아니다. 끝없는 부동산투기 광풍에서부터 북핵위기 국면 극복방략까지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해법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어야지 마치 ‘배째라’ 하듯이 두 손을 다 놓고 우리는 새롭게 살길이나 모색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여당이 정녕 폐업을 하고자 한다면 그냥 당사에서 모든 것을 깨끗이 책임진다며 해산선언하고 모두 정계은퇴를 하면 된다. 그동안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을 생각하면 끝까지 책임지고 다 해결해 논 뒤에 물러나라고 하고 싶지만 능력이 안되는 것을 어쩌겠나.
야당을 대표해서는 한나라당의 강재섭 원내대표가 연설을 했다.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숱한 과제에 야당이기에 일차책무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정치의 퇴행적 수준을 만드는데 여당못지 않은 책임이 한나라당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부정과 부패의 근원은 대부분 그들 집권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 대표는 국회연설을 통해 국민에 사과하고 여당의 책무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제시를 해줌으로써 실망한 국민들을 위무해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연설은 대부분 여당의 정계개편 구상을 비판하고 정권교체만을 외치는 내용으로 일관했다.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국민마저도 한나라당에 기대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 연설로 또 한번 드러났다.
국회대표연설은 원내교섭단체 정당들에게 금싸라기 같은 하루씩을 할애해 자신들의 방향과 정책을 제시하게 함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주라는 자리이지 정치선언이나 정쟁을 하라고 마련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정치적 구호나 비난일색으로 허송해 버리면 정치권의 국민신뢰 회복은 더욱 멀어지고 만다. 산적한 현안을 두고 제발 국민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