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화)

  • 맑음동두천 4.5℃
  • 흐림강릉 2.4℃
  • 흐림서울 8.6℃
  • 맑음대전 9.5℃
  • 흐림대구 8.5℃
  • 구름많음울산 5.9℃
  • 구름많음광주 11.2℃
  • 구름많음부산 8.1℃
  • 맑음고창 7.0℃
  • 구름많음제주 9.9℃
  • 맑음강화 5.7℃
  • 구름많음보은 9.0℃
  • 맑음금산 8.8℃
  • 흐림강진군 9.7℃
  • 흐림경주시 6.5℃
  • 흐림거제 9.3℃
기상청 제공

인사, 국민코드에 맞춰라!

임 형 백 <성결대학교 지역사회개발학부 교수>

헌재소장 파행 국민만 피해
지지자들만의 정부 아니다
최근 청와대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에 대하여 헌재소장은 물론 재판관 지명까지 철회함으로서 전효숙 후보는 야인으로 돌아갔다. 더불어 전 후보의 임명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여당과 야당의 지루한 싸움도 끝났다. 그러나 어느 쪽도 이 싸움에서 크게 얻은 것이 없어 보인다. 철회발표 약 한 시간 뒤 전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더 이상 헌법재판소장의 공백상태가 지속되면 국민의 기본권보장과 헌법수호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므로 제가 후보 수락의사를 철회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종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의 발단이 된 재판관 사직에 대하여는 자신이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받기 위해 재판관을 사직했던 것은 “현행 헌법의 다양한 해석 중 헌법재판소의 독립과 안정을 위하여 가장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견해를 취하고 대법원장이 자신의 후임재판관을 지명하기 위한 절차상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사직의 합리성과 합법성을 강하게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위헌시비를 염두에 둔 때문인지 ‘자진사퇴’라는 표현 대신 ‘후보 수락의사 철회’라는 표현을 썼다.
일부 인사는 전 후보가 청와대에 사퇴의사를 전달했었고, 대학동창생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사퇴의사를 비추었다고 하였다. 반면 다른 여권 인사는 전 후보는 24일까지 자진사퇴의사를 보이지 않았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였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오직 전 후보만이 알 일이다.
한편 헌법재판소 내부에서도 ‘정부와 국회가 정국 타개를 위해 헌법기관인 헌재를 희생양으로 삼음으로써, 헌재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의견과, ‘소장 공백이 마무리되어 다행’이라는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전 후보자도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으로 법조인의 길에 들어서서 헌법재판관의 자리에 오르고 최초의 여성 헌법재판소장까지 바라보던 사람이 결국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퇴장하였다. 그 동안 법관으로써 쌓아왔던 명예를 일순간에 잃고 오히려 여론의 지탄을 받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유가 어떻든 전 후보자에게도 과실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다른 제3자들에게도 피해를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전 후보자만이 아니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권위가 실추되었다. 법원도 국민에게는 권위의 상징이고 신뢰를 주어야만 하는 곳이다. 하물며 헌법재판소는 일반국민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하고, 그저 ‘헌법’이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경외의 대상이다. 또 헌법재판소는 마땅히 그 자체로서 경외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그런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여야만 한다. 그런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소장의 임명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권위가 실추된 것이다.
헌재의 권위실추는 헌재만의 권위실추가 아니다. 헌재의 권위실추는 한국 사법부의 권위실추와 한국이라는 국가의 권위실추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 그 동안 예산과 민생법안이 산재해 있는데도, 전 후보자의 문제로 이러한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였다. 결국 이는 서민들을 피해자로 만들었다. 요즘같이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민생법안이 지연되면,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서민들의 생활이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조용히 서민으로 살기도 쉽지 않은가 보다. 왜 현 정부는 항상 인사와 관련하여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지 묻고 싶다. 국민에게서 표를 얻어 정권을 잡았으면 일부의 지지자들 보다는 국민전체와 코드를 맞추는 인사와 정책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지지자들만의 정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부가 아닌가?
앞으로 새 후보자가 내정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서, 헌재소장에 취임하려면 적어도 한달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국민의 존경과 신망을 받는 덕망있는 분이 헌재소장에 임명되고, 빠른 시일내에 헌재가 권위를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절대로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가 이러한 일로 그 권위가 실추되고 국민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결과가 생겨서는 안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