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주 혼다 회장
배려·존중·믿음…
사람경영 성공
마음 큰 CEO로 존경
한미 FTA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앞으로 FTA가 체결되면 가장 먼저 미국에서 만든 중소형 일본자동차가 물밀 듯 밀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필자는 갑자기 일본의 자동차기업가 혼다 소이치로가 생각났다.
일본 도큐그룹의 창업자이자 일본상공회의소 소장을 지낸 고토 노보루(五島昇)는 “전후 일본에서 진짜 물건을 만든 사람은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와 소니의 이부카 마사루(井深大), 이 두 사람 뿐”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혼다자동차의 실력을 인정해 주었다. 최근 소니가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진출하여 부진하는 동안 혼다자동차는 오직 한 우물만 팠기 때문에 미국내 시장에서 단일 차종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혼다 어코드를 생산하는 기업이 됐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1973년 창업 25주년을 맞는 자리에서 후지사와 타케오와 함께 현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나이 65세 때의 일이다. 그는 당시 45세의 젊은 가와시마(河島喜好)를 혼다 사장으로 추대하고 본인이 나타나면 후임 사장이 빛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취임식장에도 가지 않았던 인품이 훌륭했던 기업가로 기억에 남게 했다. 그가 회사를 물러난 이후에도 후임 사장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회사 근처에는 전혀 가지 않고 평소 즐기던 은어낚시를 즐기면서 소일했던 일은 두고 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혼다는 1978년 일본자동차업체로서는 최초로 북미 지역에 혼다 아메리카사를 설립하고, 이듬해인 1979년부터 오하이오주 마리스빌 공장에서 모터사이클을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혼다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 전역을 수십번 돌아다니면서 장소를 물색했다. 최종적으로 혼다자동차의 공장은 오하이오주 마리스빌로 결정됐다. 마리스빌로 결정한 첫 번째 이유가 바로 그 지역 사람들이다. 마리스빌 지역은 시카고나 세인트 루이스,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혹은 디트로이트 사람들과는 달리 자동차 공장이나 산업체에서 일해본 경험이 전혀 없는 근면하고 성실한 독일계 농촌주민들로써, 교육을 잘 받고 질서와 책임감, 청결을 중시하는 일본인들과 사고나 생활방식이 비슷하다. 혼다자동차나 일본의 부품업체는 이들 현지인들을 고용해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데 도움을 얻었던 것이다.
1978년 미국 진출의 타당성을 조사할 때 미국 진출에 대해 사내에서는 반대여론이 높았다. 오히려 혼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동남아지역이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반대를 물리쳤다. 혼다가 시작한 일본판 ‘세계경영’의 시발이다.
흔히 혼다자동차의 기업문화를 마쓰시타의 그것과 비교해 창의와 혁신이 살아 움직이는 조직이라고 말한다. 마쓰시타가 이른 아침 사가를 부르면서 만세삼창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자유분방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혼다이다. 혼다는 규율과 질서, 전통보다는 젊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창업기업가 시절부터 유지해 왔다.
따라서 혼다자동차는 연공서열보다는 실적에 따른 승진제도가 행해졌고, 설립 초기부터 권한과 책임을 젊은 사람들에게 위양하려고 노력했다.
동업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우리 속담과는 달리 일본에서 동업으로 성공한 경영자들이 많다. 혼다 소이치로와 후지사와 타케오는 1949년 소개받는 자리에서 즉각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한 이후 25년간 동고동락하며 혼다자동차를 키웠다. 서로 다른 성격만큼이나 생각도 달랐던 그들에게 얽힌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1963년 일본 정부가 자동차 메이커의 숫자를 제한하려고 하자 급하게 모터사이클의 기술을 응용해 체인식 스포츠카를 처음 만들었을 때, 혼다아메리카 사장인 테츠오 치노에게 혼다는 스포카 전시장을 꾸미라고 했고, 판매를 위해 업무용 승용차로 전시장을 꾸미라고 후지사와 부사장은 명령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치노 사장은 두 개의 전시장을 꾸며서 따로 따로 전시회를 열었다. 그리고 각각 한 곳만 보여주었다고 한다. 치노에 의하면, 둘다 그가 꾸민 일을 알고는 있었지만 서로를 존중해 모른체 지나갔다고 한다.
이처럼 서로를 배려하고 승/승하고자 했던 동업자정신은 양쪽 시장에서 모두 혼다자동차가 인기를 끄는 비결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관계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존경받는 기업가 혼다 소이치로, 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