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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軍紀)확립을 위하여

군사파쇼 국가에서는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군이 민을 지배하지만 민주사회에서 군은 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정치에의 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 국민은 군이 국방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군대라는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군대도 인간으로 이루어진 이상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 인권을 존중하는 집단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군도 인류의 보편적 이상(理想)에서 예외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우리는 한국군이 이 나라의 안보에 필수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사랑하며 국군이 국민의 자녀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주시하면서 군 내부사항인 군기(軍紀) 문제를 두 가지 관점에서 거론하고자 한다. 그 하나는 무지막지한 폭력이 잔존하고 있느냐이며 다른 하나는 여군에 대한 성폭력이 예사로 자행되고 있느냐이다. 전자는 대통령 직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단순 사망’으로 처리되었던 1980-1990년대의 군 내부의 2건의 의문사 사건이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가혹행위에 의해 발생했다고 12일 발표한 데서, 후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군 헬기조종사인 육군 중령 피우진씨의 증언을 통해 일부 여군들이 성적 희롱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밝힌 데서 예민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문사위는 김모 하사가 1980년대에 내무반 근처 창고에서 선임인 다른 하사로부터 주먹으로 가슴을 연타당해 쓰러진 후 사망했지만 부대 관계자들이 술을 마신 후 기도가 막혀 사망한 것으로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또 1990년대에 강원도의 모 교도소에서 전입한지 나흘 만에 투신자살한 박모 이교도 단순한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아니라 구타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한편 피우진 중령은 “더 이상 군복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역 판정을 받고 이에 불복해 국방부에 인사소청을 한 상태에서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기 위해 걸어서 전국 종주를 하는 중에 최근 <신동아>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의 적은 주변의 남자 군인과 ‘문서 쪼가리’”라고 실토하고 “군 사령관이 한밤중에 여군을 호출해 술시중을 들게 하고 블루스까지 춘다. 여군 장교가 여 부사관에게 술을 먹인 후 장군과 앉혀놓고 사라진다”고 여군들의 인권이 짓밟히는 실태를 폭로했다.  
우리는 군이 기강을 잡기 위해 사병들에게 가벼운 기합을 넣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을 때려죽이거나 자살로 몰아가는 가혹행위를 근절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우리는 여군의 인권을 침해하고 모독하는 일부 장성의 무분별한 작태를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하며 군 내부의 뼈저린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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