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화)

  • 맑음동두천 4.5℃
  • 흐림강릉 2.4℃
  • 흐림서울 8.6℃
  • 맑음대전 9.5℃
  • 흐림대구 8.5℃
  • 구름많음울산 5.9℃
  • 구름많음광주 11.2℃
  • 구름많음부산 8.1℃
  • 맑음고창 7.0℃
  • 구름많음제주 9.9℃
  • 맑음강화 5.7℃
  • 구름많음보은 9.0℃
  • 맑음금산 8.8℃
  • 흐림강진군 9.7℃
  • 흐림경주시 6.5℃
  • 흐림거제 9.3℃
기상청 제공

12월의 ‘시간 죽이기’ 수업

박 이 선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

수능 끝나면
보름 이상 교육 공백
예산·알찬 프로 마련
전인교육 기회 삼아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마자 텅빈 고3교실에 대한 뉴스가 언론의 한 면을 장식했다. 시험에 대한 압박으로 3년여의 시간을 보낸 학생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휴식의 시간이 필요할테다. 그러나 시험보고 난 다음날부터 수능결과발표가 있는 날까지 한달 조금 못되는 시간동안 학생은 학생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별 뾰족한 수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떤 학교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등반을 하고, 연극과 영화를 함께 보고, 놀이동산을 함께 가는 등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부터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이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참석하는 학생들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기말고사도 12월 초에 있다. 대부분의 학교가 12월 말에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면 보름이 넘는 날이 공백기로 남는다. 내 아이의 경우를 봐도 친구들이 가지고 온 비디오를 한편 본다든가 자습으로 하루를 보내고 온다. 학교의 입장도 애매하긴 매한가지이다. 기말 시험을 보고 나면 한 학기의 수행평가를 합산하여 성적처리를 완료하고 한 학기를 마무리하느라 매우 바쁜 시간이다. 오늘도 시험을 마친 내 아이는 읽고 싶은 책 한권을 가방에 넣어 학교에 갔다. 공부가 안되기 때문에 책이나 읽어야겠다는 것이다.
12월의 교실풍경이 매년 똑같이 이렇게 되풀이 되고 있다. 언론에서도 이맘때면 똑같은 뉴스를 한꼭지 내보고 있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기도 하고 학년을 마무리하는 달이기도 하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은 학교생활을 마무리하는 달인데 12월을 이렇게 보내야하는 것일까?
12월 시험이 끝난 후 각급학교와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성격유형 검사나 에니어그램과 같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겠다. 어차피 수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자습을 하거나 비디오 한편을 본다면 차라리 외부강사를 불러서 자기의 성격이 어떤 지 알아보고 다른 유형의 성격을 알아본다면 자신에게 매우 유익할 것이다.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것을 제안하면 항상 학교에서는 강사에 대한 수당이 없다고 하는데 학교 예산을 짤 때 12월의 공백기 프로그램을 미리 구상하고 예산을 배정하는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 시기에 진로, 적성에 대한 탐색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처음 들어가면 이런 검사를 하고 검사결과를 집으로 보내온다. 그러나 전문가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면 아이들이 자신을 파악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각 유형에 맞는 직업군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직업을 가진 학부모들은 미리 파악하여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 학부모들이나 학교 선배들에게 도움을 구하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학교가 모든 것을 다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학교밖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어려운 것 뿐이다.
이 시기에 다양한 문화체험을 해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지금도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많다. 그러나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겠나 살펴보아야한다. 우리의 학교규모는 너무 크다. 대도시 학교는 15학급을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영화 한편을 보더라도 15학급이 함께 움직여야하는 것이 교사에게나 학생들에게 큰 어려움이 된다.
예전의 어느 학교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본 기억을 살려 제안해보면 15가지 정도의 프로그램을 제시해 준다. 연극을 보러가거나 소풍을 가거나 답사를 가거나 박물관을 가거나 다양하게 제시해주고 학생들에게 신청을 하게 한다. 물론 각 영역마다 미리 사전답사하고 필요한 경비와 자료는 아이들에게 미리 말해주어야한다. 이 사전답사는 물론 선생님들이 한다. 각 영역마다 필요한 학생 수만큼만 모집하여 아이들의 참여의 폭을 넓히고 호응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그 학교는 아직도 이러한 방법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꼭 바깥으로 나가야할 필요는 없다. 학교안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도서관에서 작가를 초청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학교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바람은 위에서 적은 일들이 한가지라도 학교안에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학교안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웃으며 12월을 마무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은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