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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IT르네상스를 위하여…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저기 개똥무덤이 내 집인걸…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마음을 다 주어도 친구가 없네… 손을 잡고 싶지만 모두 떠나가네…
버스안 흔들거리는 창가에 기대어 깜박 잠이 든 나의 귓가에 아주 낯익은 노랫소리가 나의 가슴을 흔들어 깨운다. 언젠가 오래도록 신명을 내며 흥얼거리던 이 노래… 정작 이 노래는 희망이 아니라 절망을 노래한 것을 왜 이제야 깨닫게 되는 걸까?
그 작은 어깨 위에는 지나치게 소박하고, 나지막히 들려오는 희망의 목소리가 있다. 아니 어쩌면 절망 속에서 벗어나려는 마지막 외침일 지도 모르는… 목소리 “정말 우리도 할 수 있는 거야? 정말? 언니…누나…”
오늘밤도 이렇게 울다 잠이 든다… 오늘밤도 이렇게 울다 잠이든다…
다시 또 노래소리가 들린다. 개똥벌레 노래가 잔잔히 흐르는 내가 탄 버스는 개똥벌레 처럼 꿈틀 꿈틀 기어가듯 미끄러져 나갔다. 그 버스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처럼 차창에 머리를 기대어 상념에 젖어 있거나 친구 아니면 연인, 형제, 직장 선후배 등등 하여튼 얽히고 설킨 끈끈한 인연으로 연신 조잘 대고 있었다.
게중에는 젊은 대학생과 초·중·고등학생들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가며 손 안에 들려진 핸드폰을 쉴새 없이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대다수가 문자메세지를 보내거나 핸드폰 속 게임에 넋이 나갔을 게다. 그 학생들과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이 궁금해 졌다. 다급할까? 유쾌할까? 불안할까? 내가 궁금해 하는 모든게 다 녹아있는 듯 했다.
생뚱맞은 생각에 어느새 개똥벌레 노랫가락은 끝나 있었다.
지금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는, 아니 하지 않으려 하는 우리 아이들의 물음, 그리고 외침들이 있다. 외치면 외칠수록 더 깊고 어두운 메아리로 되돌아 오는 외롭고 추운 세상. 진정 이 세상을 밝혀줄 반딧불 같은 해맑음은 없는 걸까?
곧 사행성 PC방에서 수거된 고급 PC들이 대거 저소득층의 아이들에게 전해져 좀 더 나은 온라인 교육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좋은 소식도 있건만 나에겐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어둡고 쾌쾌한 PC방을 전전하거나, 냉방에서 손을 녹여가며 PC 앞에 종일 붙어 온라인이 제공하는 이름 모를 환경 속에서 나를 그리고 미래를 잊어가는 우리 아이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IT강국 한국… 유비쿼터스라는 이름으로 제2의 IT르네상스시대를 준비하는 Dynamic Korea는 이제 소프트웨어 강국으로의 비상을 준비하며, 2007년을 맞이하기 위해 마지막 몸 단장을 하고 있다.
엄청난 속도로 전달되며, 깨끗하고 화려한 움직이는 영상속으로 나와 나의 친구들의 모습을 띄어 보내면서 신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은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UCC(User Creation Contents) 컨테스트에 참가하고 서로의 온라인 속 공간을 활개치듯 누비고있다.
하지만 정작 휴대폰도, 디카도 없는 우리의 아이들은 이젠 사이버 놀이방에서 조차 할 수 있는 놀이가 없다.
과연 한국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만든 디지털 IT세상이 우리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방과 후 학교에서 돌아오면 동네를 몇바퀴를 돌아봐도 같이 놀 또래의 아이들을 찾아 볼 수 없는 외로운 세상의 우리 아이들에게 IT가 할 수 있는 것이 정녕 무엇일까?
우리 동네에서 아이들이 없어도 자유로운 IT 공간을 통하면 세상밖의 친구도 만날 수 있을 텐데… 내 의지와 관계 없이 생긴 사회의 계층과 편견의 시선을 시원하게 뛰어 넘어 전 세계를 향해서 꿈을 키울 수 있는 자라나는 우리아이들의 공간을 만들 수는 없을까?
시작해보자. 여성 IT기업인으로서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로서 우리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미래를 물려주지 않도록 지금 시작해보자. 얘들아 미안했다. 나부터라도 먼저 시작할 생각을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한다. 우리 다함께 따뜻하고 달콤한 IT세상을 만들어 보자. 2007년 우리들만의 “개똥벌레 IT보금자리를… 우리들만의 신나는 IT세상을” 같이 만들어보자 사랑한다.


이 소 영 <(주)시현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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