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별 가득하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밤을 새워 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담배 연기 자욱하고 지친 술잔이 일그러져 보인다
답답한 마음에 슬그머니 방을 빠져 나와 밤길을 걷는다
동구 밖 미루나무 아래서 바라보니
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가득한 별들 사이로 은하수가 지난다
하늘에만 별이 가득한 것이 아니다
몇 걸음 더 걸으니 달빛에 젖은 강물에도 별이 가득하다
강물이 은빛으로 넘실댄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가슴이 선뜩해지는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다
살아온 내 인생의 날들이 거기 있다
살아갈 내 삶의 날들이 거기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마음 깊어진다
잰 발걸음으로 돌아가
별이 저 곳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도 듣는 이들이 없다
모두들 별에 대해 이야기 하느라 바쁘다
그들의 별은
담배 연기 속에서 떠오르고
술 잔 속에서 저문다
나는 말없이 강가로 돌아와 강물을 들여 본다
별 가득 부서져 내린다
은빛이다
은빛으로 출렁이며 유유히 흐른다
별과 달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나무도 흐르고 풀도 흐른다
나무들 풀들 사이로
내 모습도 보인다
나도 거기 있어 함께 흐른다
나도 흐른다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눈물에도 별이 어린다
별이 가득하다
별이 그곳에도 있다
강가엔
그림자만 남아 있다
(시/ ‘별이 저 곳에 있다’ 전문)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미처 제 삶을 돌아볼 사이도 없이 책상머리에 앉아 긁적이다가 보낸 세월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는 산하 한 번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한 채 지나 온 나날들이다.
꽃 내음 나무 내음 숲 내음 가득한 숲길 한 번 마음 기울여 걸어보지도 못한 채 보내버린 시간들이다.
나무 한 그루 손 내밀어 만져 보지도 못한 채 잃어버린 시간들이다.
꽃 한 송이 마음 기울여 바라보지도 못하고 물 한 번 주지도 못한 채 스치기만 했던 순간들이다.
그 모두가 내 삶이다.
그 모든 순간순간들이 나의 삶이다.
내 삶이 지나간다. 밤길을 걸으면서도 별 한 번 바라보지 못하였던 초라한 삶이 지나간다.
어린 시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던 별이었다.
마음 깊이 품은 깊은 슬픔조차도 위로하던 별이었다.
마음 따뜻해지던 별빛이었다.
그 별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삶이 지나간다.
그 모든 아름다웠던 날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삶이 지나간다.
별은 저 곳에 있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방 안에 앉아 별을 이야기하는 우리의 삶이 지난다.
별을 그리워한다.
오늘 밤에는 별을 보러 나가야겠다.
한 해가 다 지나기 전에 오늘 밤에는 별을 보러 나가야겠다.
마음에 별 가득하다.
최창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