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친구 네명과 함께 새해도 됐고, 친목도 다질겸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사우나를 갔었다.
금요일 저녁이어서인지 사우나에는 중학생 무리에서 가족단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사우나를 즐기기 위해 모여 들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준비한 계란과 과일을 꺼내 먹으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수다도 떨고 피로도 푸는 1석 2조의 즐거운 시간이 무르익을 즈음 자정을 넘기 시작하면서 자기 자리에서 그대로 누워 자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그런데 공공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볼썽사나운 광경이 연출됐다. 나이가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즈음 됐을까. 사우나 한복판에서 남녀가 거의 포개다시피 서로 끌어안고 잠을 청하는 것이다.
부부던, 연인이던 서로 아끼는 마음이야 좋지만 초등학생들부터 중·고등학생들까지 함께 하고 있는 공간에서 모범이 되어야 할 어른들의 행동은 자제를 했어야 옳지 않나 싶다.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키둑거리기에 보다 못해 사우나 주인에게 알렸고 얼마후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사우나는 여러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이다.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하기에 앞서 여러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어느정도 기본적인 예의가 있다.
사우나에 아이들을 데리고 올 경우에는 아이들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부모들이 신경을 써야 한다.
성인들은 적당히 술을 마시고 들어와 술 냄새를 풍기며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라도 밀폐된 공간에 있는 것을 자제해야 하며, 연인이나 부부들은 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스킨쉽을 자제해야 한다.
얼마전 지방에 있는 사우나에서는 모르는 남성이 여성의 몸을 더듬다 그 모습을 남자친구가 보고 폭행을 한 사건이 벌어졌다. 성추행한 남성은 여자가 가만히 있길래 허락한줄 알았다고 진술했고, 여성은 남자친구인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그 여성은 결국 남성과 헤어졌다. 공공장소에서 지켜져야 할 매너를 한번쯤 생각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사건이 아니었을까.
김 정 민 <광주시 송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