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러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지만 당할(?) 때마다 ‘왜 우리는 안될까’ 라는 허탈함이 생긴다.
행정기관에서 하는 공사건, 개인적으로 하는 공사던 멀쩡한 땅을 파 놓은 후에는 제대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멀쩡한 곳을 두동강이 내놓고는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대충 마무리를 해놔 그곳을 지나다닐 때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어디라고 지칭할 것도 없다. 큰 공사이건 작은 공사이건 왜 우리나라는 도로를 파헤치고는 제대로 일을 마무리 하지 않는 것일까.
10년전 일본을 다녀왔을 때 다른건 몰라도 기억에 또렷이 남는게 있다.
밤중에 지하철 공사를 위해 도로 공사를 한창 하고 있는데 내일 아침이면 무진장 막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고는 그냥 지나쳤다.
스치듯 ‘여기도 우리나라 처럼 공사하는 곳이 많다. 내일 이 부근도 교통지옥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깜짝 놀랐다.
수십명이 오가며 공사를 하던 곳이 감쪽같이 없어진 것이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밤과 새벽을 이용해 공사를 하고 낮에는 지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공사 구간을 덮어 둔다는 것 아닌가. 물론 그렇게 하면 공사기간도 길어지겠지만 그 곳을 지나는 이용자들을 위한 배려가 보여 우리나라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우리 실정은 어떤가.
큰 공사야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쳐도 골목 골목 파헤쳐진 도로를 지날때면 부화가 치민다.
배관 공사를 했는지 지나는 길은 반토막 나있고 그나마 양심있어 시멘트로 길을 대충 만들어놓긴 했는데 시멘트가 깨져 가는길이 푹 파인 곳을 여전히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몇 일 지나자 흙으로 메워두긴 했는데 다시 흙이 파헤쳐져 그곳을 조심조심 지나고 있다.
공사를 한 사람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이런 저런 핑게로 마무리를 못한다면 행정기관이든 감독하는 곳에서 책임을 끝까지 져야 하는데 누구하나 책임지고 일을 마무리 하는 법이 없다.
공사하는 분들, 감독기관에 계신분들 제발 도로공사좀 잘 마무리 하십시오.
정 혜 영 <부천시 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