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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교복' 가능하다

한벌 수십만원 거품 공동구매하면 절반
시행학교 10% 불과 당국서 활성화 나서야

요즘 교복비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문득 일본군 제복을 흉내낸 것이라 알려진 아련한 학창시절의 교복 생각이 났다. 아마 고등학교 입학 때라 짐작된다. 교복을 사입을 형편도 못되어 누군가가 남들 많이 입는 교복을 사 주었지만, 학교에서 절대로 비싼 옷을 입으면 안된다는 통지문을 보고 시장에 가 허름한 무명교복을 사 입고 갔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학교에 갔더니 무명교복을 입은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복 한 벌 값이 수 십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일반 업체일 경우 20만원대, 이른 바 메이커일 경우 3~40만원대이고 심지어 한 벌에 70만원대에 이르는 것도 있다니 아연할 따름이다.
예전의 군대식 교복보다야 모양과 재질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똑같은 모양으로 대량 제작하는 옷값이 이렇게 비싼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간다.
의상 제작에 문외한이기는 하지만 대강 생각해보더라도 단가 추산에서 디자인과 재단비 부분은 적게 책정됐을 것이고, 단지 천 값과 재봉비가 대부분일 텐데 말이다. 여기에 교복의 일반적인 품질을 거론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 가격이면 웬만한 할인 매장에서 잘 만든 신사복도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교복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이야기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에도 학교운영위원회 제도가 도입되면서 일부 학교에서는 교복비를 내리기 위해 공동구매를 추진한 일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공동구매를 하면 교복비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당시에도 업체와 학교 관계자들이 온갖 방해공작을 펴는 바람에 이를 추진하던 학부모나 교사는 말 못할 곤욕을 치르기 일쑤였다.
한 언론보도에서는 요즘에도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경제불황 속에서 사교육비에 등골 휘는 학부모들이 좀 절약하겠다는 데 왜 그리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업체가 그러는 것은 이익금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일단 이해는 간다.
그러나 적정 이윤을 남겨야지 내 자녀들이 입는 교복 장사로 떼돈을 벌려고 해서야 말이 되겠는가. 정말 납득이 안가는 것은 학교측의 태도이다.
물론 극소수이겠지만 학부모들이 절약하겠다는 데 이런 저런 핑게와 규칙을 제시해 원천봉쇄를 하니 말이다. 여기서 짙은 의혹의 구름이 피어오른다. 80년대 없어졌던 교복이 다시 등장하게 된 숨은 배경 중에는 업체와 학교의 결탁이 거론되기도 하였다. 절대로 그럴리가 없겠지 하는 마음이 들지만, 그렇다면 공동구매와 같은 좋은 방법이 있는데 학교가 먼저 나서지 않고 왜 방해하거나 그리도 소극적인가 하는 의문이 들면 의혹을 거둘 수가 없다.
전국적인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현재 교복 공동구매를 하는 학교는 10%도 안되며, 극성스러운 학부모 운동가가 있는 학교에서만 가까스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학교와 당국자들에게 한 마디 하고자 한다. ‘눈가리고 아웅’ 하듯 하지 말고 아예 앞장서서 공동구매를 주선하고 교복비를 절반으로 내리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요즘 반값 아파트니 대학등록금 절반 인하니 하는 말들이 많은데, 손쉽게 할 수 있는 교복비 인하부터 실천해 보라는 것이다.
사기업 상행위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느냐고 엄살 부리지 말자. 길만 열어주면 학부모들이 얼마든지 자발적으로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 사실 말이 공동구매지 지금도 신학기가 되어 단체 이상으로 학생들이 떼지어 교복점에 몰려드는 양상 자체가 이미 업체 쪽에서 보면 공동구매나 매일반일 것이다.
떼돈을 벌려는 과잉 욕심이나 옆으로 새는 검은 돈만 없앤다면 지금의 교복 값은 얼마든지 대폭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국은 학부모들이 공동구매를 원하는 데도 이루어지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업체와의 유착 여부를 엄정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공동구매를 방해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고발조치를 하고 사법당국이나 세무당국은 이들 업체에 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힘없는 다수 학생과 학부모를 봉으로 보고 그 알량한 호주머니를 털려고 할 것인가!

이 종 태 <한국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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