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막을 올린 2007 프로축구 K-리그가 안정환 등 스타들의 복귀, 확연히 달라진 경기 내용 등으로 개막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4일 열린 수원-대전, 인천-포항의 경기에 각 구장별 2만여명이 넘는 관중들이 빗속 응원전을 펼치는 등 K-리그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그동안 월드컵과 프리미어 리그 등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으로 외면받아온 K-리그 14개 구단은 올해 화끈하고 공격적인 축구, 빠르고 재미난 축구를 약속했다.
또 정규리그가 4년만에 전·후기에서 단일리그로의 환원과 6강 플레이오프 제도의 도입, 대형 스타들의 국내무대 복귀, 내·외국인 지도자들 간의 지략대결 등 K-리그의 각종 변신을 시도하며 축구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개막전을 시작으로 성대한 막을 올린 2007 K-리그, 각 구단들의 주축 멤버와 주 전술, 팀 컬러에서 큰 폭의 변화를 드러냈다. 그리고 경기초반이지만 그 변화는 적중했다.
▲3년만에 정상탈환에 도전하는 ‘영원한 우승 후보’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지난 4일 홈 개막전에서 ‘천적’ 대전을 상대로 선제골을 내준 뒤 마토의 동점골과 안효연의 역전골로 대전 불승의 사슬을 끊으며 ‘역전의 본능’을 되살렸다. 지난 시즌 선제골을 내준 10경기에서 3무 7패를 거뒀던 수원에게서 ‘역전의 화신’으로 불리며 전 대회를 휩쓸던 1999년의 모습이 느껴졌다.
폭우 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수∼원 삼성’을 연호하던 2만3천여명의 서포터스들도 수원이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어내는 큰 힘이됐다.
수원의 강점은 언제든 ‘한방’을 터트릴 수 있는 나드손, 에두, 안정환, 백지훈, 이관우 등 풍부한 공격자원과 언제든지 조커로 활용할 수 있는 안효연 배기종 등 ‘골 냄새’를 맞을 수 있는 선수들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올해부터 도입한 승리수당제를 통해 동기를 부여와 포지션별 무한경쟁 속에서 ‘실력 우선주의’를 표방했다.
▲여덟번째 별을 준비중인 ‘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
성남은 올해 K-리그에서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개막전에서 ‘천적’ 전남에 일격을 당하며 무승부를 기록, K-리그와 FA컵, AFC 챔피언스리그 등 기나긴 여정에 난항을 예고했다.
모따, 이따마르, 네아가로 연결되는 스리톱을 바탕으로 최성국과 김동현, 한동원 등이 가세하며 ‘더블 스쿼드’를 구성할 정도로 전력을 보강했지만 부담되는 일정과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집중과 선택이라는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다면 고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팬 미팅에서 “경기 진행 과정과 결과에따라 수정해가며 최종 목표를 정해야 할듯하다”고 말했고, 이날 경기후 “첫 경기여서 심리적 부담감이 커 선수들의 움직임이 무거웠다. 비긴 것에 만족한다“고 앞으로 남은 험난한 일정을 암시했다.
▲‘돌풍의 핵’ 인천 유나이티드
인천은 강호 포항에 0-1로 지긴 했지만, 탄탄한 경기내용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이천 감독대행은 경기전 “수비만 하면 골을 더 먹는다. 눈치 보지 않고 과감하게 공격 축구를 하겠다”며 수비를 강화하는 대신 4-4-2를 채택해 측면 공격력을 강화했다.
인천은 시간이 지날수록 포백시스템에 적응하며 미드필드를 장악, 활기찬 공격을 선보였고, 경기 내내 포항과 멋진 승부를 연출하며 경기장을 찾은 2만 5천여 팬들을 즐겁게 했다.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새 용병 데얀의 데뷔전도 합격점을 받았다.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포백시스템을 선택한 인천은 시간이 갈수록 선수들의 적응도가 높아지며 공격력의 배가로 팬들에게 재미있는 축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