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0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사설] ‘청소년수련원’ 명분 매입 후 깜깜이…진상 규명을 

세계복음화전도협 이천 땅, 20년째 방치…‘투기’ 의혹도 

  • 등록 2025.09.09 06:00:00
  • 13면

지난 2006~2007년 청소년수련원 설립을 명분으로 이천시 호법면 임야 33만여㎡를 구입한 세계복음화전도협회(RUTC·다락방)가 20년째 공사를 진행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당시 협회는 청소년수련원 설립을 내세우며 이천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고, 신도들로부터 약 700억 원의 헌금을 모으기도 했다. 수련원 건립을 명분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내막을 철저히 밝혀 잘잘못을 가려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복음화전도협회는 2005년 백서와 조감도까지 제작하며 신도들을 상대로 헌금을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700억 원 규모의 성금을 모았고, 일부 신도들은 빚을 지면서까지 헌금에 동참했다. 실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류광수 총재가 2006년 해당 임야를 개인 명의로 매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코람데오 연대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이천 덕평 소재 RUTC 사무실과 서울 강서구 237센터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람데오 연대는 RUTC 탈퇴자들이 결성한 단체로서 다락방의 이단적 교리와 내부 비리, 성 비위 문제 등을 고발하며 한국교회 내 건전한 신앙 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코람데오 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신도들이 RUTC 후원금 등 헌금을 위해 빚을 내거나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었다”며 “이와 반대로 류 총재는 수억 원에 달하는 시계를 차고 최고급 외제차를 타며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는 등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류광수 세계복음화전도협회 총재는 700억 원에 달하는 신도들의 헌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의 강제수사를 받았다. 뿐만이 아니라 류 총재는 이 사건 외에도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고발돼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피해자와의 대질신문까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가 매입한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산 53-5번지(27만여㎡)는 2006년 1㎡당 7950원에서 올해 1만 6300원으로 약 2배 상승했다. 또 54-2번지(15만여㎡) 역시 같은 기간 1㎡당 5200원에서 1만 9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신도 헌금으로 사들인 땅을 장기간 묵혀둔 채 시세 상승을 기다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기신문 취재 결과, 세계복음화전도협회가 매입한 땅 인근 주민 상당수는 해당 사건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한 주민은 “종교단체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청소년수련원을 짓는다는 사실은 처음 들었다”며 “일대가 물류창고로 개발되는 상황에서 임야를 방치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근 자동차 정비소 관계자 역시 “수련원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 없다”고 말했다. 한때 신도였다는 사람은 “많은 이들이 떠났지만, 여전히 일부 신도들은 총재를 추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특정 종교단체가 거창한 공익을 명분으로 수십만㎡에 달하는 거대한 땅을 총재 개인 명의로 매입한 뒤 20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묵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문스러운 현상이다. 그 사이에 오른 땅값만으로도 의혹은 더욱 깊어진다. 이미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었으니 불법성부터 명명백백 밝혀내야 할 것이다. 


특정 종교가 국가사회에 이로우냐, 해악을 끼치느냐 하는 검증만큼은 이단 시비를 넘어서 엄중해야 한다. 아무리 종교단체라고 하더라도 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 모든 활동이 지역사회에 모범이 되고 유익하지 않다면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세계복음화전도협회가 수련원 건립 명분을 앞세워 수백억 원의 성금으로 대규모 임야를 구입해 놓고 장기간 방치하고 있는 수상쩍은 일은 그 내막이 낱낱이 밝혀지는 것이 온당하다. 만약 부조리가 있다면 엄정하게 의법 처리돼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