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정홍보처에서 ‘2006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조사는 5년마다 실시되며 이번이 세 번째로 전국 성인남녀 2천58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고 한다. 조사 내용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 특히 교육에 관한 조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대표적인 항목은 교육제도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 조사였다. 만족도 수준은 예상과 다르지 않게 매우 낮았다. ‘전혀 만족하기 않는다’ 15.4%를 포함하여 불만족 의견이 76.2%에 이르는 반면 만족 의견은 23.5%에 불과하다. 이 정도라면 국민 대다수가 현재의 교육에 대하여 전면적인 불신임 결의를 한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
좀 호들갑을 떤다면 교육정책 책임자의 인책은 물론 현행 교육정책 및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거쳐 과감한 재편 작업을 서두르자는 논의가 왕성하게 펼쳐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웬일인지 조사 결과가 공개된 지 제법 시간이 흘렀건만 언론이나 학계 모두 너무 조용하다. 아마도 교육에 대한 국민의 높은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어 있어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이건 우리 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따라서 무언가 우리 교육의 발본적 변화를 위한 노력이 교육계만이 아니라 전사회적으로, 또는 국가적으로 펼쳐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국민 대다수가 불만스러워하는 교육제도나 정책을 무덤덤하게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불만이 연령적으로는 특히 40대에서 높게 나타나는데 아마도 학부모로서 겪는 고통이 작용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이는 교육을 가까이서 접할수록 불만이 높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것은 고학력자, 고소득층, 사무·전문직, 서울지역에서 불만이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는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교육제도의 혜택을 많이 받았으며 또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도 매우 높은 계층이기 때문이다. 환언하면 우리의 교육제도는 자녀교육을 잘하려고 할수록 불만스럽다는 말이기도 하다. 요컨대 실수요 층일수록, 그리고 교육에 열의가 있는 계층일수록 현행 제도에 대한 불만이 높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물론 불만족 정도가 높다는 사실이 우리 교육을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일 수는 없다. 교육에 대한 불만이 더 큰 집단은 이미 본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계층이고 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경제력을 이용하여 교육에서의 경쟁 심화와 사교육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어쩌면 이들의 불만 중 일부는 자신들의 사적인 노력이 더욱 적나라하게 반영되지 못하는 만드는 현행 교육제도의 형평성을 겨냥하는지도 모른다. 그 점에서 높은 불만족도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를 더욱 공고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도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 만일 이러한 방식으로 교육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그것이 혹여 교육정책가나 교육계 인사라면 우리 교육의 앞날을 위해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교육에 관하여 비뚤어진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적 통념상 비도덕적이거나 반사회적이라고 할 수 없는 한 현실에 대한 불만은 면밀하게 검토되어 원인 진단과 올바른 처방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다수의 학부모가 교육 문제를 자기 자녀의 진학문제와 결부하여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탓할 수 없는 까닭과 같은 이치이다.
다만, 정부나 해당 분야의 책임 있는 주체들은 일반 국민들의 통상적 행태를 기본적으로 감안하고 존중하면서도 결과적으로 교육의 방향이 올바로 갈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할 책무성을 지니고 있다.
경제정책이 욕망을 추구하는 개인들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기본 전제로 하여 입안하되 궁극적으로 경제정의를 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육정책도 국민들의 즉자적인 욕구를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교육의 형평성과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가 극도로 낮다는 사실이 정책당국은 물론 교육자나 전문가, 그리고 여론 주도 층에게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