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학문이며 인생의 지도지침이자 인간형성의 힘인 철학을 깨달은 철인(哲人)이 국가를 통치해야 한다고 플라톤은 ‘국가’에서 주창했다. 이른바 ‘철인정치’론의 골자다.
조선 군왕교육은 왕을 나라의 스승, 즉, ‘군사(君師)’로 만드는 데 목적을 둔다. 조선왕 27명 중 군사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 정조(재위 1776-1800)다. 18세기 정조가 철인정치론을 접했다면 크게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10년 넘게 정조 연구에 매진하는 김문식(金文植. 45) 단국대 사학과 교수가 펴낸 ‘정조의 제왕학(태학사)’은 ‘정치가 정조’가 아닌 ‘학자 정조’ 혹은 ‘사상가 정조’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본문은 제1부 ‘생애와 저술’, 제2부 ‘제왕학의 내용’, 제3부 ‘제왕학의 적용’으로 구성됐다.
제1부에서는 정조가 조선의 국왕 교육 시스템과 할아버지 영조의 가르침에 힘입어 학자군주로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정조의 문집인 ‘홍재전서’ 184권의 내용과 그가 국왕으로 있는 동안 편찬한 153종 4천여 권에 달하는 문헌을 검토한다.
제2부에서는 정조가 제왕학 교재로 만든 ‘대학유의(大學類義)’ 등을 통해 그의 제왕학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는가를 고찰한다.
제3부는 정조의 제왕학이 현실 정치에 적용된 방식을 검토한다. 정조는 인재를 양성하고 선발하는 과정을 직접 주도했고, 화성을 문화도시로 육성할 때는 문헌의 출판과 배포를 지시했다.
한계도 있었다. 제도적 장치를 갖추지 않고 인물 중심 정책을 펼친 까닭에 후대 국왕들은 정조의 뜻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다. 또 국왕 중심적 사고와 과도한 열정이 반대파를 만들었다.
그러나 저자는 정조의 학문과 저술을 세밀하게 검토하면서 “정조는 주자 이후 학문적 도통을 계승함과 동시에 군사를 실현하는 데까지 나갔으며 그 배경에는 제왕학이 있었다”고 말한다.
▶▶▶ 제왕학이란?
왕은 철저한 교육에 의하여 만들어졌다. 왕은 즉위하기 이전부터 왕이 되고 난 이후에도 끝없는 교육에 의해 왕으로서의 자질과 식견을 길러야 했다. 국왕을 만들기 위한 교육, 즉 제왕학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완비되었다. 전통시대의 왕은 적장자에게 세습되었으므로 왕이 될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이미 결정되었다. 따라서 제왕학은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적장자에게 집중되었다. 조선 시대의 제왕학은 원자시기, 세자시기, 그리고 왕으로 재위하는 시기에 따라 각각의 단계에 맞는 제도와 내용이 있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