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2 (일)

  • 맑음동두천 14.3℃
  • 맑음강릉 16.4℃
  • 맑음서울 15.4℃
  • 맑음대전 16.9℃
  • 맑음대구 18.3℃
  • 맑음울산 13.6℃
  • 맑음광주 16.5℃
  • 맑음부산 14.5℃
  • 맑음고창 13.7℃
  • 맑음제주 14.4℃
  • 맑음강화 11.1℃
  • 맑음보은 16.0℃
  • 맑음금산 15.9℃
  • 맑음강진군 16.3℃
  • 맑음경주시 17.1℃
  • 맑음거제 14.0℃
기상청 제공

한반도에 부는 평화의 봄바람

FTA·북미 화해 무드 진보·보수세력 당혹
샌드위치 탈피·통일기대 틀속사고의 전환 필요

 

요즘 개혁·진보진영은 노무현 대통령 정부의 한·미 FTA 협상 타결을 보고 “이럴 줄 몰랐다”며 분노하고, 수구·보수진영은 부시 미국 대통령 정부의 북·미 접근 속도를 보고 “이럴 줄 몰랐다”며 당혹하고 있다.

 

한·미 FTA 협상 타결은 개혁·진보진영에게는 노 대통령의 ‘미국에 대한 굴복’으로 보이며, 북·미 관계 급진전이 반공세력에게는 그들의 존립기반이 뿌리째 뽑힌다는 걱정이 앞선다. 이렇듯 한반도의 변혁을 주도한 두 주역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다.

우리나라는 올해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들어선다. 우리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중국에 대해서는 ‘기술 우위’, 일본에 대해서는 ‘비용 우위’가 분명함에 따라 중국보다 더 나은 기술의 제품을 일본보다 낮은 가격에 생산하는 ‘중간 기술상’전략을 써 온 덕택이다.

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이어진 이런 전략은 중국의 맹추격과 일본 경제의 회복으로 한계에 왔다. 이른바 ‘샌드위치 위기론’이다. 이 같은 위기 타개책이 한·미 FTA 협정이다.(국정 브리핑) 정부는 FTA의 진정한 의미를 기득권층의 저항과 반발로 번번이 무산된 낡은 제도와 관행을 혁파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겠다는 데서 찾는다.

FTA협상이 잘된 것인지 아닌지는 협상전문이 발었되어야 판정될 것이다. 협상전문 발표 시기도 두 나라 합의사항이다. 쌀 문제 말고도 우리의 관심 대상은 개성공단 제품 문제였다. 우리 입장을 잘 아는 미국은 처음에는 ‘절대 불가’인 양 연막을 치더니 막판에는 ‘역외 가공지역(OPZ. Outward Processing Zone) 위원회’ 설치에 합의를 해주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경제와 직결된 문제를 우리의 희망대로 합의하기는 무리였을 것이다. 우리도 북핵문제와 관련이 있어서 이 정도로 정리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이번 FTA 협상을 반대하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었다. 협상 진행 중 정부의 협상력을 제고시키는 힘이 될 수 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협상이 끝나면 정치인들은 국회로 돌아가 협상전문을 심사, 국익에 도움이 되면 비준 동의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거부하는 것이 정도이다. 약자인 농민을 보호하겠다는 뜻은 가상하지만 농민들이 WTO가입 이후 어떤 대응을 했는지도 알아야 한다. 농민들은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할 뿐이다. 이 같은 농민들의 무사 안일한 자세는 정부의 지원이 아무리 커도 백년하청이다. 강한 충격이 필요하다.

보수언론이 FTA 타결을 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언론은 광고수입으로 먹고 산다. FTA가 시행되면 미국의 많은 수출업자들은 한국 신문에 상품 광고를 낸다. 그때 메이저 신문들이 벌어들일 광고 수입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협상이 타결되자 보수언론들이 앞을 다투어 노무현 대통령을 치하하고, ‘노비어천가’를 합창하는 것이 다 그런 기대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신분이다. 당은 그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그가 당원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FTA협상은 중단하지 않았을 것이다. 협상이 타결되자 그를 도와 국정에 참여했던 일부 정치인들은 ‘통상 쿠데타’를 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한나라당은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여야의 입장이 바뀐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려고 한다. 그가 지난날의 정책을 바꾼 것은 자신의 임기 중에 큰 업적을 하나 만들겠다는 결심이지, 한반도의 비극에 눈물이 나서 내린 결심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결심을 환영해야 한다. 그의 구상대로 북한이 비핵화를 실천하면 휴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것이고, 북·미는 외교관계를 수립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반공세력이 꿈에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정책을 바꾸자니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가 없고, 그냥 기다리자니 선거에 불리할 것 같기도 한 모양이다.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 수구·보수 세력은 지난날의 냉전·반공 위주의 사고방식을 말끔히 청산하고, 총소리 내지 않고도 민족의 통일은 가능하다는 새로운 꿈을 가져야 하며, 개혁·진보 진영은 먹고 사는 문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 정권을 누가 잡건 FTA 파동은 이어진다. 이제 우리는 두 대통령이 일으킨 봄바람이 남북 7천500만에게 한 줄기 훈풍이 되기를 기도하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