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으로 촉발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공방전이 막판 곡절끝에 석달여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주 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각 정당이 국회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당론으로 정하고, 이를 책임 있게 담보하지 않을 경우 개헌안 발의 절차를 밟겠다는 압박을 가해왔다. 이런 압박이 주효했는지 지난 11일 국회 6개 정파 원내 대표들은 차기 국회 초반에 개헌 문제를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기 중 개헌 발의 유보를 요청한 바 있다.
당초 정치권의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던 청와대가 지난 주말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뜬금없이 돌발된 개헌논의는 윈-윈 게임으로 일단락되었다. 분권형 개헌을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내건 노무현 대통령은 비록 성사는 되지 않았지만 차기 국회의 논의 수용을 이끌어 냄으로써 공약을 실천한 셈이 되었고 각 정당과 국회도 노무현 대통령이 던진 뜨거운 공을 받고 허둥대다가 차기 국회로 다시 공을 떠넘김으로써 서로가 ‘면피’라는 공통분모에 합의한 셈이다.
헌법은 한 국가의 체제에 관한 핵으로서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여야 하며 또한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유연성을 갖추어야 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것은 정략적으로 이용당해서는 안 되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국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 개정 문제는 개별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경제와 사회발전에 뒤쳐진 국가 제도의 틀을 혁신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를 임기 말에 그것도 물리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시점에서 들고 나온 청와대의 직무소홀은 질책 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그동안 개헌논의 과정에서 국민들이 철저히 배제된 것은 이번 개헌 논의가 지난 정권에서 정권연장 등 체제수호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개헌 과정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이번 개헌논의 과정에서 비록 국민적 공론화 과정은 미흡했지만 정치권이 개헌이라는 총론에 합의한 것은 그나마 성과라 할 수 있다. 그 의도야 어찌했건 이번에 불거진 개헌 논의가 우리 경제를 발목잡고 있는 낙후된 정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촉발점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앞으로의 개헌 논의는 그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얻고 그 과정은 철저히 국민의 참여와 주도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