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에는 투자가 자동적으로 성공과 성장을 낳을 것이라는 신화가 적지 않게 관찰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저조한 민간 투자가 이어지자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투자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상당히 거세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통계 몇 가지만 살펴보면 이런 투자 신화에 허점이 발견된다.
투자의 성공확률은 얼마나 될까? 좀더 구체적으로 좁혀서 자영업의 성공확률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보다 실패의 확률이 높다는데 동의할 것이다. 좀더 비관적인 관찰도 있다. 일부에서는 자영업 창업 후 5년 이내 실패할 확률 80%, 창업 후 실패하지 않을 확률 20%, 그 중 15%는 직장인 정도의 수입, 그중 2∼5%만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표어를 내걸기까지 한다.
분명한 것은 성공 확률이 실패확률보다 극히 낮다는 것이다. 벤처 기업의 성공확률은 얼마나 될까? 70년 벤처역사를 가져 벤처가 기술을 용이하게 평가받고 자금조달도 수월한 미국만 하더라도 벤처기업의 성공 확률은 1~2%에 불과하다고 한다. 좀 더 나가 슬롯머신에서 잭팟을 터뜨릴 확률은 209만분의 1이라고 한다. 이런 통계를 종합해 보면 투자라는 것이 그렇게 녹녹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투자에 관한 이런 확률들을 돌이켜 보면 머리에 몇 가지 의문부호가 감돈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가를 재건하고 무수한 투자를 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비추어 사후적으로 판단하건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성공 스토리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성공스토리가 쓰여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앞에서 언급한 각종 투자 확률을 고려해 보건데 발생할 수 없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생겨났다고 판단한다면 잘못일까? 결국 다소 진부하지만 투자의 성공확률에 비추어 볼 때 ‘기적’이라는 단어보다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과정을 잘 요약하는 단어는 찾기 힘들겠다고 해야겠다.
물론 뒤틀린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의 역사를 일제시대로까지 확장해 보는 것이 대표적 시각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라면 2차세계대전 이후 모든 식민지 국가들이 모두 손쉽게 성장가도를 달렸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극소수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릴 기회를 갖지 못했다. 결국 한국의 경제발전을 묘사하는 단어로는 기적이라는 단어가 보다 적절하다고 하겠다. 어떻게 보면 경제발전 초기부터 성공 가능성이 높은 투자 사업들만 초점을 맞추어왔기에 결국 경제발전에 성공한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우리의 성장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한 표현은 아니라고 하겠다. 사실 1960년대 초 이래 정부가 수차례에 걸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시행해 왔고 대규모의 국책사업을 해왔지만 이를 뒤따른 적지 않은 실패를 경험해왔다. 주지하다시피 1970년대 초에는 기업 부실화가 심각해지자 정부에서는 사채계약을 동결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으며, 1980년대에는 수차례에 걸친 대규모의 기업 및 산업구조조정을 경험한 바 있다. 더욱이 1990년대 말 외환위기시에 전개된 무수한 실패 사례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결국 한강의 기적은 겉보기에는 기적이지만 무수한 실패, 시행착오 그리고 구조조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에 대한 과신이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기에 경제학자들도 오래전부터 이에 대한 경고를 해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고는 투자가 곧바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투자로 인해 늘어난 막대한 자본설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80년대 부동산 버블을 경험했던 일본의 사례가 우리 곁에 있다. 과도한 투자의 후유증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시점에서 일본의 많은 지자체들에게서 관찰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기업투자를 메꾸어 줄 공공투자에 대한 일반 국민이나 지역의 요구가 거세지만 과거의 성장경험과 일본의 사례를 되돌아보아야 하겠다.
투자는 본래 많은 실패를 동반하고, 실패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적지 않은 유지비용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