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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씨, "정치적 목적이 역사를 왜곡"

스스로를 "구제받을 수 없는 보수사관에 골수까지 물든 한 소설가"로 규정한 이문열씨가 정치적 목적이나 특정 이데올로기에 의해 역사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최근 발간된 계간 역사교양지 「한국사 시민강좌」(책임편집 이기백) 32호에 기고한 '역사와 관점'이라는 글에서 그러한 대표적 사례로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과 동학운동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이 글에서 "(문학가인) 리얼리스트가 포착한 리얼리티도 결국 작가에게 선택된 것들로 구성된 리얼리티의 일부에 지나지 않듯이 역사가 추구하는 진리라는 것도 '실제 그러함' 자체이기 보다는 역사가에게 선택된 사실들로 구성된 그 무엇"이라고 하면서 문학과 역사학의 같은 생명줄로 리얼리즘을 꼽았다.
이씨는 그러나 "이제 사관의 문제는 사실 뒤에 숨어 있는 역사가의 주관을 넘어 당대인의 역사의식을 좌우하는 척도로서 엄격하게 규명되어야 할 것이 되어버렸다"면서, 당대인에 의해 왜곡된 역사로 우선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을 꼽았다.
이문열씨는 10년전 쯤 어떤 후배 소설가가 이름있는 잡지에 김유신과 삼국통일을 소재로 한 소설을 연재하다가 일부 독자층의 반발로 연재가 중단된 사례를 소개하면서 김유신과 삼국통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비판했다.
이씨는 "삼국통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민족주의적 관점이었다. 이민족인 당나라 군대를 끌어들여 동족인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켰다는 게 신라를 비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씨는 "1300년 전 신라에게 고구려와 백제를 상대로 민족적 동질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영어를 알지 못했던 조선시대 사람을 무식하다고 나무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삼국통일과는 반대적인 관점에서 그 시각이 긍정 일변도로 급격히 변한 사례로 동학운동을 든 이문열씨는 봉기, 의거, 전쟁 등의 의미부여를 거쳐 "솟아오른 기세로 보아 머지않아 (동학운동은) 혁명으로 불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동학운동에는 혁명적인 외양과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학란'으로 불려온 것처럼 민란(民亂)이라는 성격 또한 지워버리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동학운동에 내재된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문열씨는 동학군에 맞선 의병이 있었다는 사실과 동학도가 저지른 각종 폭력행위 등을 증거로 들면서 "그런데도 갈수록 그 조건들이 무시되고 특정한 방향으로의 과장과 미화가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은 고의적으로 은폐되고 있는 듯한 의심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 사례를 근거로 이문열씨는 "요즘 역사학계를 보면 뻔한 정치적 의도가 사관을 위장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명백한 사실도 그 사관을 유지하기 위해 멋대로 염색되고 재단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부디 그런 느낌이 쓸데없는 민감함이거나 구제받을 수 없는 보수사관에 골수까지 물든 한 소설가의 기우로 끝나기를 빈다"는 말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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