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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끼리 낄낄거리는 지루한 쇼
청춘·복고물의 어설픈 짜집기, 억지웃음 강요하는 '쇼쇼쇼'

28일 개봉하는 신인감독 김정호의 영화 '쇼쇼쇼'는 전형적인 충무로 코미디 복고물이다. 스티븐스필버그의 '캐치미 이프 유켄'이나 곽경택 감독의 '친구' 같은 사실적 시대물이 아닌 '해적 디스코왕 되다' '품행제로' 풍의 달콤하고 과장된 판타지 복고다.
미니스커트, 나팔바지, 통금, 디스코 음악, TBC의 인기 프로그램 '쇼쇼쇼' 등 1970년생인 감독이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서 떠올렸을 법한 예쁘고 막연한 복고 코드들이 영화 전반에 깔렸다.
하지만 이전의 복고영화에서 이미 눈에 익은 장치들은 다소 진부한대다 정서 표현에 실패해 애틋함을 찾기 어렵다. 감독이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히든카드로 내민 연출 방법은 영상의 흑백처리. 그러나 이것만으로 추억이 되살아날 수는 없다. 결정적 문제는 복고 코드들이 웃음, 스토리, 볼거리, 정서적 자극, 어느 쪽과도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소재는 참신한 편. 물론 소재적 장점조차 전혀 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는 없다. 1970년대 최초의 바텐더라는 아이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감독은 복고물에 청춘물을 섞었다. '칵테일' '코요테 어글리' '토요일 밤의 열기' 처럼 가진 것은 없지만 꿈을 좇는 청춘의 뜨거운 열정과 달콤새콤한 사랑을 접목시키겠다는 것이 감독의 의도다. 진부한 형식이지만, 확실히 매력은 있다. 하지만 의도는 머릿속 구상에서 끝난다.
왜 등장했는지 존재가치 조차 찾기 어려운 캐릭터들은 소음 수준의 대사를 떠들면서 자기들끼리 키득거린다. 기존의 복고물과 청춘물을 엉거주춤 흉내내다가 어설프게 미싱공장 여공의 아픔을 집어넣는가 하면, 돌연 주인공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눈물 흘리고, 유준상의 아버지가 빨갱이라는 뜬금없는 반전(?)에까지 이르면 짜증은 극에 달한다.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는 영화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화려한 칵테일 쇼를 보여주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낫다. 바텐더 수련과정 마저 흐지부지 자취를 감추었다가 마지막에서야 슬쩍 나오는 형편이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기대했던 클라이막스의 칵테일 쇼도 볼거리를 제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주연 남녀배우인 유준상과 박선영의 연기는 밋밋하다. 유준상은 브라운관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매력이 별로 발휘되지 못했고, 박선영도 드라마 '화려한 시절'보다 개성 없이 표현됐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서 춤선생 제비로 현란한 코믹연기를 펼쳤던 정은표도 지나치게 거북한 캐릭터 앞에서는 도리가 없었던 듯 하다. 배바지와 큰 빛, 쉴새없이 머리를 맞고 여자만 보면 침흘리는 인물 설정은 아무리 좋은 연기력을 가졌어도 관객을 유쾌하게 만들기 어렵다. 코미디 영화의 감초 윤문식의 역할이 거의 없었던 것도 안타깝고, 비록 1970년대 허참이 아닌 2000년대 허참의 모습이었지만 특별출연한 허참을 제대로 살라지 못한 점도 아쉽다.
결국 감독이 머릿속에서 그렸던 영화의 흐름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고, 드라마는 핵심 없이 우왕좌왕하게 된 것이다.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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