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경마팬은 숨 가쁘게 질주하는 말들의 행진에 초점을 맞췄지만 연인과 가족단위로 경마공원을 찾은 사람들은 ‘마상무예’, ‘격구’, ‘제주 말사랑 싸움대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즐겼다. 특히 이색체험인 ‘판줄타기’와 ‘나무꾼놀이’, ‘사자탈놀이’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과천문화원과 한뫼예술단이 공동 개최한 이 행사는 학교문화예술사업 일환으로 이틀간 선보였다. ‘잘하면 살판이요. 잘못하면 줄을 판’이란 재담으로 시작한 인간문화재 김대균이 보여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왔다.
중타령, 새타령, 팔선녀타령, 왈자타령 등 갖가지 소리로 40여 가지의 기예를 보여주었고 줄 위에 일어서서 뒤로 뛰어올라 몸을 날려 공중회전을 한바퀴 한 다음 줄 위에 앉는 살판 동작에선 우뢰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과천 전래 민속놀이를 재연한 나무꾼놀이는 중년 이상의 계층에겐 아련한 추억을 어린이들에겐 소중한 체험으로 다가왔다. 난생 처음 보는 지게를 져보기도 하고 지게 작대기를 손바닥이나 손끝에 올려놓고 오래 버티기, 작대기를 이용해 상대방 골대에 공을 넣는 당치기, 두개의 작대기를 새끼줄을 연결해 나막신 걷기 등은 어른이나 꼬마 모두에게 인기몰이 프로그램이었다.
강동훈(과천초·3년)군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지게를 본 것이 너무 신기하고 직접 져보니 옛 어른들이 너무 힘들어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높이와 길이를 축소한 판줄타기도 자신이 줄타기 명인이 된 듯 우쭐한 기분을 만끽하게 했다. 줄에 올라서자마자 떨어지는 어린이, 그 것도 못하느냐는 핀잔에 아빠가 도전을 해보지만 얼마못가 땅에 떨어질라 치면 주변은 배를 잡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천에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와 그림을 그려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분당에 사는 박병태씨는 “기존 방식과 다른 사자놀이를 두 자녀와 함께 놀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