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후보자들 사이에 오가는 공방이 뜨거워지면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불만이 강하게 터져 나오고 여론조사기관과 조사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심상치 않게 제출되고 있다. 최근 불거지는 여론조사관련 문제 중 하나는 조사기관의 ‘공익’적 역할에 관한 문제이다. 조사기관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에도 기업윤리가 있듯이 조사윤리가 있다. 2000년 3월 (사)한국조사연구학회에서 제정한 ‘한국조사윤리강령’에는 '조사 수행시 준수하여야 할 원칙'과 '조사결과 발표시 준수하여야 할 원칙', '조사관련자들의 책임' 등이 분명하게 밝혀져 있다. 이에 따르면 조사자는 조사결과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모든 합리적 단계를 밟으면서 조사결과를 왜곡하는 기법과 분석방법을 선택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과정의 투명성 확보는 조사기관의 ‘공익’적 역할의 일부일 뿐 이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후보자와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가 갖는 막대한 영향력을 생각해 본다면 여론조사 기관은 그 어떤 공공기관보다도 엄격한 윤리기준과 ‘공익’에 대한 책임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런데 지난 15일 선관위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16개 여론조사기관들에 공문을 보내 올 초부터 언론에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의 질문지와 조사 설계서 등 자료 일체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한다. 선관위가 일제 조사에 착수한 것은 그동안의 여론조사 방법을 검토해 본 결과 공정하지 않은 부분이 다수 적발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미 상당한 문제점을 파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선거관련 조사를 수행하는 조사기관은 필연적으로 각 종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와 수시로 협의하며 의뢰자인 후보자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스스로가 엄정한 기준을 세우고 지켜 나가려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원칙을 훼손하며 ‘공익’을 해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후보자들에게는 정책과 비젼을 중심으로 경쟁하고 유권자에게는 인물과 정책을 균형 있게 검토하며 선택할 수 있는 매니페스토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한 사회적 역할이 조사기관과 보도기관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문제는 이 결과를 보도하는 보도기관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론조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언론사의 자성과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조사기관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후보자의 정책과 능력이 풍성하게 토론되며 선택될 수 있는 조사를 수행해 나가며 보도기관은 여기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조사결과는 단호하게 보도를 거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