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가 시원한 승리로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면서 아시아 정상을 향한 항해를 이어갔다.
성남은 23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 최종전에서 김동현과 손대호, 모따의 골을 묶어 중국 프로축구챔피언 산둥 루넝타이산을 3-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경기 전까지 조 2위였던 성남은 4승 1무 1패(승점13)로 1위를 달리던 산둥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승점이 같을 경우, 두 팀 간의 상대 전적에서 우세한 팀이 8강에 오른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역전 8강행에 성공했다. 성남은 지난 3월 27일 산둥 원정에서 1-2로 패했으나 이날 3-0 승리로 상대 전적에서 앞섰다.
성남은 지난해 챔피언 자격으로 8강에 직행한 전북과 함께 9월부터 재개되는 8강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초반부터 페이스를 잡은 성남은 전반 1분 최성국의 오른쪽 돌파와 수비수 조병국의 헤딩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성남은 전반 13분 ‘공격의 핵’ 김두현이 중거리슛을 날리는 등 전체적인 경기를 장악해나갔다.
그러나 산둥의 저항도 거셌다.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주전 3명이 빠진 산둥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빠른 역습을 전개, 성남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전반 8분엔 루젱의 오른쪽 돌파를 한펑이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이후에도 산둥은 루젱과 알렉산더 지브코비치 두 명의 미드필더를 앞세워 역습 작전을 펼쳤다.
균형은 전반 37분에 깨졌다. 하프라인 왼쪽에 있던 김두현이 장신 공격수 김동현을 보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장거리 패스를 올린 것. 볼을 받은 김동현은 왼발 트래핑으로 산둥 골키퍼 양쳉의 키를 넘긴 뒤 바로 헤딩슛으로 연결, 선취골을 넣었다.
추가골은 선제 득점이 나온 지 4분만에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장학영이 상대의 반칙을 이끌어내자 김두현이 프리킥을 시도했고, 골문 앞쪽에 있던 수비형 미드필더 손대호가 이를 백헤딩, 상대 골문을 또 다시 갈랐다. 녹록치 않던 산둥 골문이 순식간에 두 번이나 열렸다.
성남의 공세는 후반 초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2분 최성국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양쳉의 선방에 막혔고, 곧바로 최성국의 크로스를 김두현이 골문 정면에서 슈팅으로 이어봤지만 골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후반들어 챔피언스리그 득점 선두 모따가 후반 26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침투패스를 받은 상대 수비수들을 제친 뒤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볼은 산둥 크로스바를 맞고 안으로 들어가자 성남 벤치는 8강행 확정의 환호성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