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휘발유에 이어 유사 경유 판매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경유 가격이 지난 해 휘발유 가격과 맘먹는가 하면 휘발유 가격이 15주 연속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사용 운전자들에 대해서도 5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관련법 처벌 조항도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다.
27일 한국석유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5월 넷째주 전국의 무연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541.78원으로 전주보다 3.58원 상승하면서 1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유 가격도 휘발유 가격 못지 않게 상승하면서 최근에는 유사 경유까지 등장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처럼 유사 석유제품의 판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은 유사 석유제품 유통업자들이 기존 판매 방법을 탈피, 전화와 인터넷 주문을 받는 등 지능화·조직화 된데다 유가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포시에서 서울 마포로 출퇴근을 하는 자동차 영업사원 최모(34)씨는 보름 전부터 유사 휘발유를 사용하면서 기름값이 전달보다 40%이상 줄었다.
최씨가 유사 휘발유를 사용하게 된 것은 계속되는 기름값 인상으로 부담을 느끼다 차량에 꽂혀진 명함 전단지를 본 뒤부터.
처음에는 차량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전화를 걸면 차량이 있는 곳까지 배달을 해주는데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차량 이상도 없어 계속 사용하고 있다.
수원 정자동에서 서울 명동으로 출퇴근하는 박모(43)씨도 3개월 전부터 유사 경유를 사용하고 있다.
중고 RV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박씨는 인터넷으로 유사 경유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명함 전단지나 인터넷을 활용한 유사 제품 홍보가 봇물을 이루면서 수요자가 대폭 늘어났다는 반증이다.
한국석유품질관리원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유사 석유제품이 유류 유통시장의 8~11%를 잠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유사 휘발유 판매가 또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업자들이 전화와 인터넷까지 동원해 판매망을 넓히는 등 판매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조직화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서 적발된 유사 석유제품 단속건수는 2001년 161건, 2002년 275건 등 1천건 미만이었으나 2003년 1천497건으로 늘어난 뒤 2004년 4010건, 2005년 6620건, 지난해 8천415건으로 크게 늘어나는 등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와관련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유사휘발유를 제조, 판매한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로 김모(56)씨를 구속하고 황모(2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약 한 달간 충북 금산군 군북면에 공장을 차린 뒤 5만ℓ짜리 탱크로리와 모터 등 제조 설비를 갖추고 솔벤트와 톨루엔 등을 섞은 가짜 휘발유 75만ℓ를 제조해 ℓ당 1천원에 팔아 7억5천만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