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관양동 동편마을 국민임대주택 개발예정지에서 고려와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조각이 무더기로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일대에 도자기 가마터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자기 조각들을 처음 발견한 나무농원 ‘청정원’ 대표 한남섭(65)씨는 7일 “최근 비가 내린 뒤 흙이 씻겨내려 간 땅 속에서 도자기 조각들이 무더기로 나왔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 조각들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물이라고 생각돼 농원 비닐하우스에 보관하고 있다.
농원 측은 앞서 지난 3월 나무를 옮겨 심으려고 구덩이를 파다 도편(陶片)을 처음 발견해 안양시에 신고했다.
김지석 안양시 문화재전문위원은 “도자기 파편 중 일부에 유약이 발라져 있지 않은 미완성인 점 등을 감안할 때 과거 가마터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편의 종류가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으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생산된 도자기로 추정된다”면서 “분명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발굴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일대는 대한주택공사가 2005년 경기문화재단 기전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지표조사에서 전체 개발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8만7천여평에 유적지가 분포된 것으로 보고됐다.
또 동편마을과 인접한 관양1동 산 15 일대에서는 2001년 문화재청의 발굴조사에서 석곽묘, 토광묘, 마제석창, 석촉 등 청동기 유적이 출토된 바 있다.
동편마을 국민임대주택 개발예정지는 주택공사가 2010년까지 아파트 3천500가구를 짓기로 했으나 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올 하반기쯤 발굴조사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