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중은 저자와 독자, 전문가와 일반인으로 양분되는 기존의 이분법적 발상을 거부한다. 누구나 작가가 되고, 누구나 관객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대중의 새로운 욕구는 좁은 미술 영역을 생활속으로 확장케 한다. 서울 인사동, 청담동에 늘어서 있는 고상한 미술관이나, 시골 벽지에 자리잡은 대안공간이 아닌, 일반 대중속에서 손상된 도시환경과 생활조건들을 보수, 보완하며 적극적 생활예술작품으로 다가선다. 안양시 석수2동 석수시장 한복판에 자리잡은 21평의 공간 '스톤&워터'(대표 박찬응)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래시장과 예술을 한데 엮어 이러한 적극적인 예술개념을 펼쳐가고 있다.
재래시장과 예술이 뭉쳤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지 5일만에 맞이한 3·1절. 거리 곳곳에 게양된 태극기는 80여년 전 그날 사람들의 손에 매달려 골목골목 누미던 그 태극기와 닮아있다. 지향점은 서로 다르지만, '희망'이라는 같은 목표를 달고서.
이날 안양시 석수동의 한적한 재래시장통에도 무지갯빛 희망이 넘실거렸다. 일상과 예술을 접목시킨다는 작지만 큰 목표를 두고 석수시장 안에 자리잡은 보충공간 '스톤&워터'.
스톤&워터(Stone & Water)는 석수(石水-돌물)의 영어식 표기다. 안양에 산지 30년이 넘었다는 박찬응 관장(44)이 지난해 개인 창고로 쓰던 공간을 개조해 전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개관과 동시에 의미있는 2개의 기획전시회를 가져 '새로운 미술운동'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독립큐레이터 류병학씨가 개관을 축하하며 지난해 6월 '리빙 퍼니처'전을 기획전시했다.이어 11월에는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잠실동, 안양의 명당 석수동'이란 제목의 '재건축프로잭트2002 전'이 마련됐다. 작가 윤현옥(43)씨를 비롯해 엄기홍, 김주연, 김월식 등 모두 71명의 작가가 참여한 대형 기획전으로, 언론 및 미술계로부터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는 모두 6번의 기획전을 갖는다. 지난달 스톤&워터의 전시지원공모에 응모한 단체와 개인 가운데 6팀을 선정했다.
가장 먼저 전시를 갖게 된 팀은 지난 2000년 서울 홍대앞을 중심으로 생활예술을 전개해온 '희망시장'팀의 '새로운 희망'전. 이들은 대보름날이었던 지난달 15일 2호선 홍대전철역에서 1호선 석수역까지 지하철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안양에 도착해 시장사람들과 '물물교환' 등의 퍼포먼스를 꾸며나갔다.
이번 희망전은 시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돼 있는 석수시장에 생활속의 문화와 예술을 접목시키겠다는 의도. 일종의 '아트벼룩시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새로운 희망'전을 기획한 강영민씨는 "오래된 재래시장인 석수시장과 갓 태어난 예술시장, 희망시장의 만남을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스톤&워터가 고민하는 자생예술시장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첫 번째 시도다.
오는 15일까지 한달간 열리는 '새로운 희망'전에 이어 5월에는 상상력을 주는 책(권자연·채진숙외 15명), 7월 welcome to 작업실(박소정·송동하·허민희 공동기획)이 전시된다. 또 8월달에는 '상경생경-익숙하게 낯선 풍경'(21c AGG 기획, 변득수 책임기획), 10월 PAINTER : GINI'S REALM(박수영·백숙희·윤종은 공동기획)가 열리고, 이동은의 개인전도 마련된다.
서양화를 전공한 박 관장은 80년대 민중문화운동을 펼쳐왔고, 안양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우리들의 땅'이라는 팀을 구성, 대중예술문화운동을 전개해왔다. 그는 또 한국미술 자성록 '일그러진 영웅'을 발행한 아침미디어 출판사 대표로 안양지역시민연대 문화예술위원장을 맡는 등 지역문화에 깊은 애착을 보이고 있다.
박 관장은 예술분야의 각 장르뿐 아니라 산업일반과의 공동작업 추진으로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미술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다.
“아직은 작고 그리 많은 관심을 받진 못하지만 조금씩 성장해 언젠가는 석수시장 전체가 문화시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미술과 사람이 따로 따로가 아닌, 생활속에 꽃피는 문화와 예술을 만들 겁니다."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