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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해 먹기’ 힘든 세상에서의 승자

상대방의 비난 자제 개인의 삶 존중·섬김

 

현직 대통령께서 무슨 일에 화가 났는지 “대통령 해 먹기 힘들다”며 심경을 토로한 것이 온 국민들 술 안주꺼리로 심심찮게 등장하는 유행어가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대통령만 해 먹기 힘든 세상이 아니다. 기업 회장, 대학 이사장, 학교 교장, 심지어는 한 가정의 아버지도 해 먹기 힘든 세상이다.

기업 회장들은 노조원들 파업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대학 이사장은 학생들 데모에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가정을 위해서 뼈 빠지게 일해서 돈 벌어다 자식 교육 시켜도 요즘 아이들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 사회 전체가 사랑과 존경, 화해와 양보보다는 충동과 갈등의 회오리 속에서 자기 목소리만 옳다고 소리 지르니 이 모든 것을 통합해야 하는 대통령은 얼마나 해 먹기 힘들겠는가?

비단 정치 뿐 아니라 종교인들도 해 먹기 힘들다. 옛날 우리 선배 신부님들은 본당사목을 아주 수월하게 하셨다. 본당신부 말 한마디면 교우들은 한마디도 대꾸 못하고 순종했단다.

그런데 요즘 젊은 본당신부가 강론에 자기와 뜻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 바로 인터넷에 “신부(神父)가 자질이 부족하다” “종교인이 저럴 수가 있나!” 비난의 글을 올린다.

종교인으로서 현대인들을 상대해서 무슨 높은 자리 해먹기가 정말 힘든 세상인가? 반문한다.

그런데 성경에 답이 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20, 26~28)

세상의 임금 중에 임금이라고 불리는 예수님도 섬기러 왔고 결국 목숨을 바쳐 백성들을 섬겼는데, 높은 자리에 앉으려 하는 자들이 상대방을 비난하고 누르고 군림하려 든다면 그 공동체는 희망 없는 공동체이다.

더욱이 국민 소득이 2만 달러가 넘어서면 길가는 사람들 중 그 어느 누구도 무시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한 것이다. 이제 ‘해먹는’ 시대는 지나고 ’해 주는’시대가 열린 것이다.

개인의 의견이 소중하고 개인의 삶이 존중되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대통령만 해 먹기 힘든 세상이 아니라 아주 작은 공동체의 장(長)도 해 먹기 힘든 세상이다.

외국에서 들어 온 음식점에 가 보면 감히 고객을 내려다 볼 수 없다하여 젊고 예쁘게 차려 입은 아가씨가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다. 그 음식점은 언제 가 보아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21세기에 진정한 승자는 섬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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