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 한국마사회가 내달 15일까지 서울경마공원 내 마사박물관에서 제1회 특별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로 여행을 떠나본다.
‘한국인의 삶에 스며있는 마 문화’를 주제로 지난 1일부터 열린 이번 전시는 두 개의 공간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간다.
‘과거’의 공간은 탄생과 기원, 관, 혼, 상, 제와 각종 민속놀이, 음악, 음식이라는 소 주제들로 이뤄진다.
삼국시대 건국신화는 천마(天馬)나 용마(龍馬) 등 하늘과 소통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자신들의 권력이 하늘로부터 부여된 것임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백성들도 하늘과 땅을 소통하는 영매인 말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거나 서낭당에 말의 형상을 만들어 제물로 바치면서 소원을 비는 모습을 소개했다.
혼인을 한 후 신부가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가는 신행(新行)을 할 때 신랑이 백마를 탄 당시 풍습은 작가 심주현이 작품 ‘신행’에서 만날 수 있다.
관혼상제 중 가중 중요한 예법으로 생각한 상례(喪禮)는 지배층 무덤에 노비뿐 아니라 부장품으로 사용했던 말 토기가 전시돼 있다.
특히 말의 날에 음식을 만들면 더 맛있다는 속설로 장이나 술을 담갔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인 장기와 윷도 볼 수 있다.
장구, 갈고, 해금 등이 말가죽이나 말총을 재료로 사용해 만든 악기란 것도 이곳 박물관에 오면 알 수 있듯이 이미 사라진 것으로 여겼던 마 문화가 아직도 우리들 곁에 머무르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전시전은 거실, 주방, 아이방 등 할 것 없이 모두 말과 관련한 다양한 생활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귀엽고 앙증맞은 컵부터 작가가 만든 파티션과 유명상표의 마크까지 ‘말’을 사용해 기마민족으로 떨쳐버릴 수 없는 말에 대한 유구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별전은 직접 만져보고 여러 가지 놀이도 체험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특히 소원나무에 자신의 소망을 적어 매다는 ‘꿈꾸는 말’이란 이벤트도 진행한다.
옛 사람들이 성황당에 흙이나 쇠로 만든 말을 바치면서 소원을 빌었던 전통을 재현했다.
국내 유일한 말 전문 박물관이 처음으로 준비한 특별전인 만큼 평소 말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유래와 전통 등을 모두 엿볼 수 있다.
입장료는 경마일(토·일) 800원, 평일은 무료 관람이고 개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