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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문화마케팅 ‘메세나’ 가 뜬다

사회공헌 일환 문화예술지원 늘어
경쟁력 있는 창의성 21C 주도 윈-윈 기대

‘21세기는 문화와 감성의 시대’라는 말이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지난 19일 문화의 날을 맞아 ‘문화는 경제’라는 화두를 꺼내 들었다.

국내 문화수준이 경제성장 이상이 돼야 한다는게 이 후보의 지론이다.

일본의 노무라경제연구소 또한 “21세기는 창의성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아이디어가 생산수단이고 창의성이 비교우위 요소이며 문화력이 국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다”라고 전망했다.

이는 문화선진국이 앞으로 미래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기업이 날로 성장해 가는 문화산업에 일조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을 이용, 문화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제는 이전 기업의 문화마케팅 개념인 ‘마케팅을 위한 문화’, ‘목적달성을 위한 문화마케팅’을 벗어나 기업과 문화가 상호 공존하는 win-win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문화의 만남 ‘기업메세나’ = ‘메세나’란 문화, 예술 등에 대한 지원활동의 프랑스어다.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 중의 하나로 기업이 특정의 이벤트를 개최한다든지 재단을 만들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기업 메세나’라고 한다.

이전 기업의 마케팅 목표는 기업목적에 맞게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매출과 직결되는 이윤추구가 마케팅 활동을 평가하는 데 최우선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예술코드를 활용한 마케팅에 있어 단기적 매출증대를 기대하는 것은 기업의 잘못된 판단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의 문화마케팅 실패 이유로 기업이 바라보는 문화마케팅 관점과 활동의 동기부여, 불확실한 목표설정 등을 꼽고 있다.

한국 메세나 협의회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은 확신과 책임을 동반한 문화와의 교류를 통해 마케팅 및 직원교육, 기타 기업 행사 등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아이템과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본이 넉넉한 대기업과는 달리 내수침체와 원가비용 상승 등으로 기술력과 잠재적 성장성이 있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기업메세나’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문화관광부에서는 한국메세나 협회와 공동으로 기업과 정부가 같은 비율로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예술 지원 매칭 펀드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실시해 중소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문화마케팅 활동사례 = 세계 최대의 프랑스 화장품 제조기업인 Lore‘al은 ‘Look Good Feel Better’ 라는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 투병 중인 말기암 또는 난치병 여성환자들에게 화장기법, 피부손질 등의 미용기법들을 가르쳐 주는 이 활동을 통해 직원 자긍심 고취와 화장품 산업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환기시키는데 성공했다.

도요타는 1981년부터 25년간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최대 고민인 재정난과 지도자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지원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와 같은 순수한 메세나 정신을 통해 지역 기초 예술 보호와 지역민들의 문화생활 활성화란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IBM는 자사의 테크놀로지와 결합한 문화예술 복원사업 등으로 자연스럽고 신선한 홍보기회를 확보했다.

그 결과 박물관, 갤러리 등 문화예술계가 선호하는 IT업체로 이미지 상승효과를 얻어 문화예술 인프라의 컴퓨터 및 시청각시스템 등의 상품 구매 증가로 이어졌다.

국내의 경우, 삼성그룹은 지난해 문화예술계 498억원을 사용했다. 주로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고 국가 차원의 문화예술 등 필요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돼 지원이 적은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해 문화예술 활동에 75억여원을 썼다.

특히 현대차는 ‘Hㆍart’라는 브랜드 아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그룹 전체의 100억~120억원을 문화 예술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은 경쟁력이 있지만 낙후돼 있는 국악과 그룹의 정보통신 이미지에 부합하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로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메세나의 어두운 면 = 메세나가 기업의 브랜드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움을 받는 문화예술가가 정치권력이나 인맥을 이용해 ‘기업메세나’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기업들이 공연장이나 박물관, 갤러리와 같은 시설물을 지어 문화예술가에게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나 무료로 시설을 빌려주는 것도 메세나의 일종이다.

최근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켜 물의를 빚은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로 인해 ‘메세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냉소적으로 변했다.

21세기 문화 마케팅의 진정한 의미는 표면적인 허울과 생색내기의 문화 후원·협찬이 아닌 문화와 고객에 위한 감성마케팅 전략이다.

한국메세나협의회 관계자는 “홍보목적을 위한 기업의 일회성 후원 행태나 문화관계자의 잘못된 후원금 모집이 ‘기업메세나’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켜서는 안된다”며 “기업에게는 창조적인 문화를 심고 예술단체에게는 안정된 창작활동을 보장하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예술활동을 즐길 수 있는 문화마케팅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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